국내 투어 자존심 세운 박상현 “최종라운드서 총력전 펼칠 것..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송도(인천)=뉴스엔 이태권 기자]
코리안투어 통산 11승의 '베테랑' 박상현(40)이 10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DP월드투어와 함께 열리는 대회 둘째날 공동 선두에 오르며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살렸다.
박상현은 4월 28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GCK 어반,링크스 코스(파72. 7454야드)에서 열린 코리안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는 활약 속에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이에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한 박상현은 폴 야닉(독일)과 함께 2위 그룹에 1타 앞선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오후 조로 1번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상현은 4번 홀(파4)에서 그린 밖에서 시도한 세번째 칩샷을 홀컵에 떨어뜨리며 첫 버디를 신고했다. 이후 6번 홀(파4)과 7번 홀(파5)에서 2연속 버디를 낚은 박상현은 후반들어 파 행진을 이어가다 16번 홀(파4)에서 쓰리 퍼트로 보기를 기록해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치는 듯했다.
하지만 박상현은 중요할 때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마지막 홀(파5)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세미러프로 떨어뜨린 뒤 그린 옆 페어웨이에 잘 올렸지만 공이 그만 디봇에 빠졌다. 다행이 대회 첫날에 이어 이날도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돼 공을 디봇에서 빼내 드롭한 후 이어진 세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박상현은 차분하게 장거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이날 대회장을 찾은 국내 팬들을 열광케했다.
경기를 마치고 박상현은 "다소 아쉽긴하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했고 이틀동안 60대 타수를 적어내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오늘 퍼트가 너무 안돼서 마음을 비우고 스트로크에 최대한 집중했따. 다행이 아이언 샷감이 어제보다 좋아서 핀 위치가 구석에 꽂혀있어도 자신있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상현은 칩 인 버디를 성공시킨 4번 홀(파4)과 관련해서는 "이제와서 말이지만 짧으면 공이 내리막을 타고 길면 반대쪽 그린 경계까지 떨어질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도 기가막힌 샷을 쳤던 것 같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마지막 18번 홀 상황을 두고는 "세번째 어프로치 과정에서 몇년 전 배상문(36)이 떠올라서 상문이처럼만 치지 말자고 집중을 한 덕분에 버디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여유있는 농담을 던졌다.
배상문은 지난 2015년 이 코스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나서 마지막 홀에서 어프로치를 시도하다 뒤땅을 쳐 미국 팀의 빌 하스에 매치플레이 승리를 헌납한 바 있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연이틀 선두권에 오르며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세운 박상현이다. 박상현은 "개인적으로 제가 잘하고 있다기보다는 저는 평소 실력을 발휘한 것 같은데 저보다 후배 선수들이 샷 비거리도 더 길게 나가고 디테일적인 부분에서도 좋은데 이번 대회에서는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연이틀 선두권에 오른 만큼 우승 욕심이 날 법도 하지만 자제하는 유지하는 박상현이었다. 박상현은 "욕심을 낸다고 해서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솔직한 마음으로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우승을 해도 향후 유럽 무대 활동과 관련해 고민 아닌 고민을 해야 한다"고 전하며 "한국 투어였으면 무조건 우승을 노렸겠지만 우승에 대한 욕심보다 마음을 비우고 치면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한편 대회 3라운드는 비가 예보돼있다. 이에 관해 박상현은 "비와 바람이 잦은 환경에 익숙한 유럽 선수들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경계하면서도 "대회 3라운드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경기를 펼쳐 선두권에서 버틴 뒤 대회 마지막날 몰아치기를 노려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박상현은 "마흔이 넘어서 이미 체력적으로 힘들다. 그래도 힘 닿는 데까지 해보겠다"며 "국내 남자 골프도 잘 지켜봐달라"는 당부와 함께 믹스드존을 빠져나갔다.
대회 첫날 선두였던 로즈너 안토니(프랑스)가 이날 2타를 잃으며 로렌조-베라 마이크(프랑스)와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이날 6타를 줄인 신용구를 비롯해 옥태훈 등 6명의 선수가 6언더파 138타로 공동 5위다. 그 뒤로 김비오와 양지호, 황중곤, 변진재, 강경남,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 등 9명이 중간 합계 5언더파 139타로 공동 11위를 형성하며 남은 대회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컷 통과 기준은 이븐파 144타였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며 부상으로 올 시즌 DP월드투어에 나서고 있는 김영수를 비롯해 지난주 골프존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아마추어 조우영, 카즈기 히가(일본), 김민규, 이재경, 서요섭, 신상훈 등이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사진=박상현/K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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