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불법행위 내가 용납했을까”…이재명, 유동규 직접 추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정에서 한때 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직접 질문하면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오늘(2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검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변호인의 신문이 이어지던 중 "웬만하면 이야기 안 하려고 했는데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면서 끼어들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를 향해 "대장동 1공단 공원화 사업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논의한 기억이 안 나십니까"라고 발언한 직후였습니다.

이 대표는 "많이 힘들죠"라고 운을 뗀 뒤 유 전 본부장이 "안 힘들다"고 답하자, 성남시장 시절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현안을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해 본격적으로 질문했습니다.

이 대표는 2013년 4월 남욱 변호사와의 대화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와 논의했다면서 1천억 원만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을 언급했습니다.

이 대표는 "내가 2013년 2월 신년간담회에서 대장동 개발을 하면 3,700억 원이 남아 2천억 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몇 달 뒤 공원 조성에 1천억 원밖에 안 든다고 이야기한 게 논리적으로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때 시장실에서 제 아이디어를 말하고 시장님도 다시 말씀하시고 대화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어 "증인이 검찰에서 진술할 땐 그림 그리면서 함께 대화한 게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라고 했는데 그 기억도 안 나느냐"고 추궁했습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제가 예전에는 검찰한테 다 얘기하지 않았다. 그걸 갖다 전제사실로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이 대표는 이후에도 재판 중간중간 끼어들며 직접 증인신문에 나섰습니다.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해 시장 대면 보고를 얼마나 했느냐고 물은 뒤 유 전 본부장이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명확하지 않으면 아니라고 해야지 왜 아까는 수차례 김문기하고 같이 했다고 얘기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거나 서로의 말을 끊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가 "나는 각종 회의에서 '불법을 숨기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린 어항 속 금붕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증인이 업무 관련해서 불법행위를 하면 내가 용인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과 김용이 하는 걸 모르셨냐"고 맞섰습니다.

그러자 검찰도 나서 "증인이 피고인의 생각을 알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고 김문기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말부터 세 차례 이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두 사람이 직접 대화한 건 이날 재판이 처음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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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