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 재점화에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달러 약세인데 원화는 더 약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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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위기에 대한 공포가 재점화 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4월27일 장중 1342.9원까지 오르며 나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전 연구원은 "미 달러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방향성이 명확한데, 원화에 대한 고민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4월 이후 환시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미 달러와의 동조 흐름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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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위기에 대한 공포가 재점화 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4월27일 장중 1342.9원까지 오르며 나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 4월26일 기록한 연고점(1336.3원)을 갈아치웠다.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28일(1340.2원) 이후 5개월 만이다. 4월28일 원달러 환율은 1339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하반기 1300~14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하락세를 보여 2월 초엔 1220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2개월여 만에 1330원대까지 올랐다.
특히 4월25일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실적 발표 이후 미 지역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 된 여파가 컸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위험 선호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원화가 더 약세를 보이는 ‘이상 현상’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통상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국내 원화 가치는 상승세를 보이지만, 최근의 흐름은 달러와 원화 모두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1973년=100)는 지난달 8일 105.883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미국의 은행권 불안 여파와 침체 우려 속에 하락 추세다. 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어닝쇼크 이후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4월28일 기준 101.97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10을 넘었던 것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약세다.
미 블룸버그는 최근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 한국의 수출 둔화 등의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4월2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에서만 적자액이 4조6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4분기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SK하이닉스도 올 1분기 3조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사상 최대다.
수출 회복 또한 요원한 상황이다. 4월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3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0% 감소했다. 무역수지 또한 41억3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취약하다고 하지만 글로벌 전반적으로 미 달러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원화가 이를 상쇄할 만큼 동반 약세를 시현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며 “최근 미-중 간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자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미 달러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방향성이 명확한데, 원화에 대한 고민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4월 이후 환시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미 달러와의 동조 흐름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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