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지주 주춤한 사이 농협금융 이익 '급증'

이경남 2023. 4. 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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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1분기 순이익 9471억원…전년동기 대비 59%↑
비은행 이자익 줄었지만 그룹 이자마진 '우상향'
비이자이익도 회복…캐피탈·저축은행은 후퇴

농협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작년보다 크게 나아진 수익성을 거뒀다. '이자 장사' 비판 여론 속에 시중은행 중심 금융지주들의 이익이 줄거나 정체된 상황에서 홀로 순이익을 크게 늘린 것이다. 그룹 전체로 봤을 때 이자이익은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 회복이 이를 상쇄했다.

계열사별로는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이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NH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은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 대출 문턱이 높아져 핵심 고객층이 이탈하고 충당금 적립규모를 늘린 탓에 부진했다.  

농협금융지주 순익 및 NIM 추이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NIM 치솟았지만 이자이익 줄어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배기업 소유 지분 당기순이익이 9471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8.8% 증가한 수준이다.

그룹 전체 이자이익은 줄었다. 올해 1분기 농협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2조2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5% 줄었다.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만 보면 대출자산 증가와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바탕으로 이자이익이 늘었다. 

다만 비은행 계열사들이 취급한 여신이 무수익 여신으로 대거 분류한 영향에 그룹 전체의 이자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무수익여신 비중은 1조24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357억원과 비교해 39.3%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 역시 1조25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0%늘었다. 부실화 가능성이 큰 대출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장금리 인상 속에 예대금리차로 확보할 수 있는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고급으로 상승했다. 1분기 농협금융지주 NIM은 1.96%로 지난해 1분기 1.65%보다 0.31% 포인트, 전기대비 0.2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대부분 은행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NIM이 전기대비 하락한 것과 다른 방향성이다. ▷관련기사: '리딩보다 상생'…두 분기째 준 신한지주 이자이익(4월27일)

이자이익이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은 크게 늘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의 기반이 됐다. 올해 1분기 농협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은 721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29.9% 증가했다. 

유가증권 운용손익이 586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16.9% 급증했고, 이 외에도 △여신 △외환 △신탁 △대행업무 등에서 발생한 수수료 이익도 지난해 1분기 1673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2019억원으로 늘었다. 

농협금융지주 자회사별 당기순익 비중. /그래프=농협금융지주 제공

버텨준 핵심 계열사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순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주 전체의 실적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농협은행의 순익은 672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463억원과 비교해 50.6% 늘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문턱이 높아져 가계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규모는 줄었지만 기업대출을 적극 취급하면서 대출자산을 늘린 것이 순익 성장의 열쇠였다.

올해 1분기 농협은행의 대출자산은 269조395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56조7678억원과 비교해 4.9%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9% 줄었지만 기업대출이 11.8% 늘어나면서 대출자산 성장을 이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 1조8540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조5656억원과 비교해 18.4% 늘어난 수준이다. 

보험계열사인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도 실적을 두배 이상 끌어올리며 지주 전체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 1분기 NH농협생명의 순익은 114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30억원과 비교해 166%,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익은 78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43억원과 견줘 130% 증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호실적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의 순익은 184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024억원과 비교해 44% 늘었다. 보험 및 증권 계열사의 순익이 증가한 것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유가증권 매매손익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NH농협캐피탈NH저축은행의 순익은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1분기 272억원의 순익을 냈던 NH농협캐피탈의 순익은 올해 1분기 246억원으로 11%감소했다. NH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88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핵심 고객층인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등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충당금을 적립한 점이 두 계열사 실적후퇴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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