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K바사]①코로나 특수 끝…3년만에 '적자' 전환

차지현 2023. 4. 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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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206억, 전년비 76%↓
코로나 CMO 감소로 매출 급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그래픽=비즈워치

지난 1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2020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전년보다 76% 급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규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내지 못한 데다 자체 개발 백신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9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3년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6억원으로, 전년보다 76% 급감했다. 백신 CMO 사업으로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2021년 4분기 매출(4509억원)과 비교하면 95%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은 143억원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매출 감소는 코로나19 CMO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당시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등 다국적 제약사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맺으면서 외형을 빠르게 확장했다. 2020년 2256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021년 9291억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2021년 말 AZ와 CMO 계약이 종료됐고 지난 2년간 노바백스 CMO 실적도 부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CMO를 맡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는 합성항원 방식이다. 이는 유전자재조합기술로 만들어진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몸속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인데, 화이자나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백신에 밀려 수요가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신규 CMO 고객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 완제 백신 생산 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완제 백신 생산 공장 가동률은 0.9%로, 2021년 42.5%에서 대폭 낮아졌다. 시설 투자 확대, 멀티도즈(다회용) 생산 등으로 생산 능력은 확대됐지만, 수주 실적 부진으로 생산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원액 생산 가동률도 2021년 65.6%에서 지난해 22.3%로 감소했다.

특히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21년 3월 주력 제품으로 꼽혔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도 중단한 바 있다.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을 포함해 자체 개발 백신 제품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6389억원이었다. 코로나19 기간 독감 백신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해 백신 제품 매출은 2046억원으로 줄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 유형별 실적 비교. /그래픽=비즈워치

수익성의 경우 유통기한이 2024년까지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에 대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나빠졌다. 스카이코비원은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이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받았지만, 국내 수요는 부진한 상황이다. 회사에 따르면 누적 국내 스카이코비원 접종자는 약 5200명이다. 지난해 회사가 재고자산과 관련해 인식한 재고자산평가손실은 439억원이었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을 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전 회사의 주력 사업이었던 독감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을 중단한 지난 2년 동안 녹십자가 생산 실적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녹십자 독감 백신 매출은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령바이오파마의 독감 백신 매출도 20%가량 늘었다. 독감백신은 매년 공급하는 물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급을 재개하면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MO 계약을 통한 수주 잔고 역시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수주잔고는 아직 이행되지 않은 수주액으로 앞으로 매출 등에 반영된다. 지난해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주 잔고는 1949억원이었다. 사업보고서상 수주잔고의 납품 시기(계약별 상이)는 올해까지다. 올해 이후 CMO 사업 일감이 없다는 의미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노바백스 접종률이 저조하면서 CMO 수주도 같이 느려졌다"면서 "스카이코비원도 접종자 한 분 한 분이 소중하지만, 출시가 늦어지면서 절대 숫자가 적은 점은 아쉽다"고 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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