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美 북핵 확장억제 전적으로 신뢰"
한국 대통령 최초 美 군지휘통제센터 방문
美 의회서 연설…"자유의 나침반 역할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미군 수뇌부로부터 북핵 대응 시나리오와 동북아시아 정세에 관해 브리핑을 받았다.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을 채택한 지 하루 만이다. 특히 펜타곤에서도 가장 핵심 시설인 군지휘통제센터(NMCC)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찾아 전략 감시 및 위기 대응 체계에 대해 보고받았다. 한·미 안보 동맹이 한층 강해졌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펜타곤에서 “미국의 확고한 확장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한 한·미 동맹과 대한민국 국군의 결연하고 압도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은) 핵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깨닫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비핵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NMCC를 방문한 뒤에는 “범세계적으로 핵 활동을 감시하고 위기 상황에 대비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NMCC에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을 영접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NMCC는 과거 영국 총리 등 극소수 인사만 방문을 허용했고 최근에는 외국 주요 인사에게 개방한 사례가 없다”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 대한민국을 의지하는 정도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는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장억제 역시 그렇다. 여기에는 (확장억제의 3대 요소인) 재래식 무기, 핵 및 미사일 방어 능력 등 완전한 범위의 미국의 능력이 모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한 연방 상·하원 합동 연설을 통해 “한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美국방 "확장억제엔 재래무기·핵 포함"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 방문은 역대 대통령 중 세 번째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5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펜타곤을 찾았다. 하지만 펜타곤 내 군지휘통제센터(NMCC)를 방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NMCC 방문이 이번 국방부 방문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할 정도였다. NMCC를 해외 인사에게 개방한 사례가 흔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NMCC는 유사시 미 대통령을 비롯한 군 지휘관들을 직접 보좌하는 미 국방의 핵심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NMCC 작전부장(미 해군 준장)으로부터 전략적 감시체계와 위기 대응체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방문했다. 국방부 산하 DARPA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방의 연구 및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기관이다. 인터넷을 최초로 개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위성항법시스템(GPS), 스텔스, 음성인식,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국의 첨단기술 혁신을 이끌어왔다.
윤 대통령은 스테퍼니 톰킨스 DARPA 국장으로부터 운영 현황을 브리핑받고 첨단 기술 전시를 둘러봤다. 이후 “첨단과학기술을 대한민국 군에 접목해 군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DARPA와 한국 과학자들이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펜타곤 방문 직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공동 주최한 국빈오찬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국민에 대한 실질적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동맹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과 미국은 안보적, 경제적 유대관계뿐만 아니라 인적인 유대관계가 매우 깊은 동맹국이고 ‘함께 가야 하는(go together)’ 관계”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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