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가장 좋은 질문입니다

예술교육 과정에서는 바로 질문하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키운다. 서양 미술사, 근현대 미술사, 우리 옛그림, 동시대 예술까지 훑으며 예술로 할 수 있는 질문과 소통하는 능력을 끌어올린다. 질문 하나에도 그의 성향이 드러난다. 정확한 사람, 배려하는 사람, 진지한 사람, 부정적인 사람... 질문하지 않는 사회를 살아온 우리는 힘겹게 예술과 질문이라는 산을 넘는데, 시간이 갈수록 마음은 열리고 긍정의 힘이 생긴다. 그림 한 점으로 할 수 있는 질문은 크고 넓고 깊어서 어디서도 받아본 적 없는 것일텐데, 생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꺼내놓게 될 게 분명한, 탁월한 질문들이 만들어진다.
예술 수업의 워크북인 <그림과 글이 만나는 아트북>이 출간됐다. 이 아트북은 좀 더 많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그림과 질문, 글쓰기와 그리기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이 필요하다. 그림에 대해 글에 대해 거부감을 없애야 한다. 그러기위해서 어른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와 활용법에 대해 정리를 했다.
1. 인정하세요, 어른도 생 앞에 초심자라는 걸. 2. 질문하세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세요. 3. 함께쓰세요, 가르치지말고 함께하세요. 4. 경청과 공감 피드백, 무조건 칭찬만 해주세요. 5. 가까운 미술관에 자주 가세요, 탁월해집니다.
아트북에는 그림마다 세가지 질문이 붙어있다. 빈칸을 해놓았지만 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림은 그 자체로 너무 좋은 질문이지만, 좀 더 쉽게 다가가게 하기 위해 생각하는 질문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 다음 그림을 응시하며 뒷장에 나만의 15분 이야기를 쓴다. 옆장에는 자유롭게 그려도 된다.
토요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에서 가족 예술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처음의 경직된 모습은 이제 예술의 재미를 알아버린 아이들로 시종일관 시끌하다. 수업 끝날 때, 초1 친구가 저 다음주 토요일만 기다릴거예요! 해서 기뻐 펄쩍 뛰었다. 이 아이는 그림을 보고 아빠가 쓴 글을 듣더니 “이상하게 슬퍼요” 했다. 슬프다는 건 뭉클하다는 뜻, 감동 받았다는 의미다. 아이들의 어휘는 아직 부족하므로 함의를 잘 읽어줘야 한다. 부모도, 아이도 그림 한 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헤아리고 어루만진다.
예술 수업은 경청과 공감이 다한다. 질문하던 습관과 턱을 괴고 듣던 습관이 지금의 과정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곧잘 “어떻게 매번 그렇게 피드백하나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묻는데 집중해서 들으면 그가 말하는 핵심 문장이 들린다.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보통 그 한 줄에 들어있다. 아트북을 쓸 때, 아이들에게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기쁜 선물이 되고 있어서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계속 질문할테다. 바짝 귀기울여 눈맞추고 들을테다. 우리의 삶은 예술보다 크고 넓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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