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조매력 "메이플 음악 들으면 즐거운 추억에 잠기죠"

최은상 기자 2023. 4. 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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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음악이 형성한 공감대가 게임을 문화예술로 올라오게 만든 밑거름
베이스 김방필(좌측부터), 키보드 드럼 흥부, 조매력, 기타리스트 장재훈, 박해찬

"메이플스토리의 힘은 역사가 아닐까요. 로그인 BGM만 들어도 모두가 추억에 잠길 수 있죠. 그런 게임은 메이플이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라면 모를 수 없는 유명 뮤직 크리에이터가 있다. 바로 100만 유튜버이자 스트리머인 '조매력'이다. 다양한 메이플 행사에서 '조매력과 조력사무소'라는 밴드로 메이플 BGM을 연주해왔다. 유저들에게는 친숙할 수밖에 없는 얼굴이다.

28일 게임톡은 메이플스토리 20주년 팬 페스트에서 조매력과 조력 사무소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뮤직 크리에이터 조매력을 포함하여 기타리스트 장재훈과 박해찬, 베이스 김방필, 편곡과 키보드 드럼을 맡은 흥부가 자리했다.

조매력은 메이플스토리를 '집밥'에 비유했다. 유저들에게 항상 편안한 느낌을 주고, 어느 순간 다시하고 싶고, 눈 떠보면 게임에 접속해 있는 메이플의 매력을 표현한 말이다. 그는 "20년 동안 서비스 해오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라며 "BGM만 들어도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리가 유일하다. 이것이 범접할 수 없는 메이플의 힘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중들이 게임 음악을 통해서도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라며 "이런 공감대가 게임이 어엿한 문화예술의 한 축이 될 수 있게 만든 밑거름이 아닌가 싶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 밴드에서 '이위'를 연주하는 조매력 

Q. '노래 스트리머 같은 게임 스트리머'로 워낙 유명하지만 조매력과 '조매력과 조력사무소'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조매력] 유튜브, 트위치에서 게임과 음악 접목한 뮤직 크리에이터다. 조매력과 조력사무소 멤버는 항상 바뀐다. 참여형 밴드다. 시청자, 그리고 음악을 즐기는 지인이 한 데 모였다.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하나의 대명사라고 생각해 주시면 된다. 우리는 약간 '군단'과 같다.  

 

Q. 음악 전공자가 아니다. 어쩌다가 뮤직 크리에이터로 전향하게 됐나?

[조매력] 사실 처음에는 유튜브 조회수 때문에 시작했다. 8년간 게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우연치 않게 커버 영상을 올리게 됐다. 그런데 그 영상이 평균 조회수가 다른 게임 영상에 비해 10배 이상 나오더라. 그런데 하다 보니 음악에 진심으로 빠져들게 됐다. 이후 온라인 합주 콘텐츠를 하게 됐고, 주변에 음악인들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보컬로 시작했고 현재는 '이위(Ewi)'라는 악기를 다루고 있다.  

 

Q. 해외 시청자들이 엄청 많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해외 팬을 확보할 수 있었나? 

[조매력] 여러 차례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일종의 '웨이브'가 있었다. 첫 번째가 트위치에서 한 해외 스트리머가 주관한 탤런트 쇼다. 쇼에서 요들송을 불러서 당시 1등을 차지했다. 이후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게 레딧 등의 해외 커뮤니티에서 초대박을 쳤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이선희의 '인연' 같은 국룰 노래다. 영상이 해외에서 워낙 유명해지면서 당시 ABC 같은 해외 언론사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왔다.

다음은 해외 스트리머 초청 행사다. 재작년에 트위치 대형 해외 스트리머가 한국에 초청됐다. 그때 영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서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나뿐이더라. 우연치 않게 해외 스트리머 안내를 맡았고, 다양한 스트리머 방송에 참여할 수 있었고 해외 팬들도 많이 제 방송에 유입됐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방송으로 전환하며 해외 유저를 키워나갔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스트리머 어워드 축하 공연을 맡아 참석하기도 했다. 덕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Q. 메이플스토리 행사에 자주 출연하는데, 실제로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지 궁금하다.

[조매력]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라이트 유저이자 약간 '변태'스러운 게이머다. 지금은 초보자를 키우고 있다. 현재 77레벨이다. '자이언트 물약'이 나오고 레벨업 속도가 붙었다. 아무래도 일정이 빠듯해서 자주 접속하진 못하지만 애정을 갖고 즐기고 있다. 여담으로 작년에 강원기 디렉터가 인내의 숲 방송할 당시에 "자이언트 물약 확 없애버릴까"하는 농담을 듣고 살짝 식겁했다.

[흥부] 261레벨 '제로'를 키우고 있다. 무릉은 52층이다. 밴드 안에서는 나름 자부심이 있다. 해방까지 목표하고 있다. 얼마전에 무기도 22성을 달았다. 

 

Q. 메이플스토리만의 재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조매력] 긴 플레이 타임과 방대한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즐겨온 게임을 하다 보면 형용할 수 없는 안정감이 생긴다. 그런 재미가 있어서 메이플스토리를 쉽게 끊지 못하는게 아닐까.

[흥부] 메이플스토리만의 유니크한 코디라고 생각한다. 나는 '죽음의데스', 소위 죽데 오너다. 메이플의 헤어, 치장 아이템 모두 특별하다. 게임성이 좋은 것도 있지만 나는 메이플의 꾸미기 요소가 너무 좋다. 

- 조매력의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Q. 메이플스토리가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장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조매력] 두터운 팬층이 아닐까. 나는 메이플스토리가 국내에서 한정된 게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미국에 나가보니 내가 어릴 적 경험한 메이플에 대한 향수를 미국 친구들도 공감하더라. 깜짝 놀랐다. 글로벌 게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음식이 맛있는 음식점은 오래가듯 게임이 재밌으니까 오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메이플스토리는 집밥같다. 어느 순간 다시하고 싶고, 눈 떠보면 다시 복귀해 있다. 20년 동안 서비스 해오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BGM만 들어도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리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범접할 수 없는 메이플의 힘이 아닐까. 

[김방필] 독보적인 게임성이 같다. MMORPG 게임 중에서 횡스크롤 기반의 게임은 메이플스토리가 유일하다. 다른 게임을 하고 싶어도 메이플만한 게임이 없다. 결국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

 

Q. 메이플스토리 BGM에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BGM은 무엇인가?

[조매력] '엘리니아 마을' BGM을 정말 좋아한다. 선율이 굉장히 우아하고 듣기 편안하다. 더욱이 내가 유일하게 연주할 수 있었던 최초의 메이플 음악이라 더욱 정감이 간다. '셀라스' BGM도 좋아한다. 다음 공연에 셀라스 넣어달라는 유저가 많더라.

[장재훈] '리스항구'도 정말 좋다. 뭐라할까. 1등으로 뽑기에는 애매한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메이플 월드에 처음 당도했을 떄 듣는 그 설렘은 잊을 수 없다. 

[흥부] '아리안트'를 정말 좋아한다. 평소에 아리안트 BGM을 틀어놓고 일할 정도로 이 음악을 사랑한다. 또 호영의 '괴력난신' BGM을 좋아한다. 국악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 5박인데, 이를 정말 좋아한다. 4분의 4박 같은 정박자 곡과는 차별점이 있다. 나는 이렇게 분석하며 듣는 것을 좋아한다. 준비된 인재랄까. 

[김방필] '시간의 신전'과 '레헬른', 그리고 '루디브리엄'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왈츠풍의 곡을 매우 사랑한다. 

[박해찬] '아쿠아리움' BGM이다. 버블버블한 부드러운 느낌이 매우 인상적인 곡이다. 오르비스 탑 배경음도 좋아한다.  

 

Q. 메이플스토리 BGM 중 편곡해서 연주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

[조매력] '헤네시스 사냥터' BGM이다. 제일 많이 들었던 BGM이자 향수에 젖게 하는 BGM이다. 한때 '냄비뚜껑' 먹으려고 다들 열심히 사냥하지 않았나. 곡을 선정하는 가장 최우선 순위는 '대중성'이기도 하다. 좋은 노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가장 많이 본다. 옛날 로그인 BGM도 해보고 싶다. 시작을 옛날 노래로 시작해서 신 BGM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끔 편곡하고 싶다. 

 

Q. 메이플스토리 공연에서 연주하는 곡은 밴드에서 직접 선정하는건가?

[조매력]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우리가 1차적으로 리스트업을 해서 넥슨에 넘기면 넥슨에서 검수하고 사측에서 희망하는 곡 리스트를 주기도 한다. 

- 팬들과 소통하는 조매력

Q. 편곡을 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흥부] 대중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호텔 아르크스'를 편곡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이를 접해본 유저들이 적더라. 그래서 반려했다. 차순위는 들었을 때 바로 결과물이 떠오르는 곡이다. 딱 꽂히는 게 있다. 내 머릿속은 약간 제면기 같다. 밀가루 넣으면 면발이 뽑히듯이 곡을 넣으면 멜로디가 딱 떠오른다.   

 

Q. 오늘 공연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조매력] 내가 연습할 시간이 조금 모자랐다. 일정이 많아서 그랬다. 첫 합주를 팬 페스트 3주 전에서야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합주를 내가 다 말아먹었다. 지금이야 완벽하지만, 연습 때만 해도 '시그너스 정원' 멜로디와 레헬른 멜로디를 자꾸 헷갈려서 곤혹을 치렀다. 

[흥부] 그래서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고 연습했다. (웃음) 

 

Q. 게임 음악을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나 무대는 대중적인 이벤트가 됐다. 사회적 인식도 많이 개선이 됐다. 한 명의 게이머로써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매력] 게이머 이전에 일거리 많아져서 너무 좋다. 농담으로 얘기한 것이 아니라, 일거리가 많이 늘어나서 변화가 피부로 느껴진다. 유저 입장에서 말하면 게임이 종합 예술로 평가받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게임은 예전부터 음악에 많은 신경을 썼다. 게임이 복합 문화 콘텐츠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이제서야 빛을 보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게임과 음악은 예전부터 바늘과 실의 관계였다. 그리고 게임 음악으로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공감대가 게임이 어엿한 문화예술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만든 밑거름이 아닌가 싶다.

 

Q. 앞으로 조매력과 조력사무소는 어떤 밴드가 됐으면 하는가?

[조매력] 앞으로 모든 게임 행사에 참여하는,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 음악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즐기는 법을 잘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에게 음악의 재미를 알려드리고 싶다. 내가 음악을 전혀 모르다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사람으로서 일종의 사명감이 있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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