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박광온 원내사령탑…돈봉투 의혹 민주당 ‘복원력’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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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의원(경기 수원정)이 28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홍익표, 김두관, 박범계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박 원내대표에겐 당장 돈봉투 의혹 수사에 대응하며 이 대표와 불협화음 없이 당 쇄신을 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박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쇄신 의원총회를 열어 밤을 새워서라도 의원들 한 분 한 분 의견을 다 듣고 (쇄신에 대한) 총의를 모으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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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 민주당의 길]
박광온 의원(경기 수원정)이 28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친이낙연계’(친낙계)인 박 원내대표는 내년 4월 총선까지 170석의 거대 야당을 이끄는 임무를 안았다. ‘친이재명계(친명계) 지도부’에 다양성을 추가하고 계파 간 힘의 균형을 이뤄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의 고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당내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홍익표, 김두관, 박범계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박 원내대표는 사실상 유일한 비이재명계 후보로 꼽혔다. 박 원내대표는 비명계가 결집하면서 과반의 지지를 얻어 결선없이 압승했다. 민주당은 후보들의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의 승리에는 친명 지도부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다.
<문화방송>(MBC) 보도국장 출신인 박 원내대표는 18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선대위’ 대변인과 공보단장을 맡았다. 20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는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대표적인 친문·친낙계 정치인으로 꼽힌다. 비명계에선 내년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계파 간 세력의 균형을 맞출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왔다. 이들은 ‘친명 일색’이던 이재명 대표 체제가 지난달 일부 지도부 당직 개편을 통해 통합에 나섰지만 충분치 않다고 여겼다.
이 과정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불거져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주류 등 다른 목소리를 반영할 창구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커졌다. 계파색이 옅은 한 재선 의원은 “여러 세력이 협력하면서 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었다. 돈봉투 문제 때문에 위기의식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를 읽은 박 원내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 이재명 지도부의 ‘보완재’ 구실을 자임했다. 친문계 초선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으려면 국민들에게 이재명 대표 쪽이 독주하고 있다고 비쳐선 안 된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온화하고 신중한 성품인 박 원내대표의 품성도 득표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 안에서 계파 갈등이 불거지면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는데, 박 의원의 경우 부드럽게 설득해 나갈 수 있을 것”(계파색 옅은 초선 의원)이란 설명이다. 또다른 재선 의원은 “최근 민형배 의원 복당 과정 등에서 전임 원내지도부의 일방적인 일 처리 방식에 대해 의원들의 성토가 컸다. 소통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에겐 당장 돈봉투 의혹 수사에 대응하며 이 대표와 불협화음 없이 당 쇄신을 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그는 “국민은 정권에 분노하고 절망하지만 민주당에도 실망하고 있다. 이게 진짜 위기다”라고 말했다. 향후 국회 운영과정에서 각종 쟁점 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 극한 대치 상황도 돌파해야 한다. 특히, ‘거야 독주’ 틀에 갇히지 않고 총선 승리를 달성해야 하는 것은 가장 큰 임무다.
박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쇄신 의원총회를 열어 밤을 새워서라도 의원들 한 분 한 분 의견을 다 듣고 (쇄신에 대한) 총의를 모으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모든 의원과 함께 이기는 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약속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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