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우포따오기 창녕군으로 제보해주세요"…최근 곳곳서 발견

최근 경남·강릉·대구·부산서 잇따라 발견
"작은 관심도 생태계 복원·보호에 도움"

강원도 강릉에서 발견된 우포따오기 모습.(창녕군 제공)

(창녕=뉴스1) 이현동 기자 = 경남 창녕군이 지난 2008년 중국으로부터 따오기를 데려온 이후 꾸준한 복원노력과 방사활동을 펼친 덕분에 최근 전국 각지에서 야생따오기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있는 따오기(천연기념물)는 지난 1979년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확인된 이후 국내에서 멸종됐다. 한국전쟁 이후 영농방식의 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사라지고, 따오기 남획도 잇따르면서 개체가 급격히 줄었다.

창녕군은 2008년 중국으로부터 따오기 암수 한 쌍을 기증받아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에는 따오기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수컷 두 마리를 더 데려왔다.

이후부터 현재까지 군은 약 500마리 증식에 성공했고, 2019년부터는 야생방사도 꾸준히 시행해 240여 마리의 따오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최근 들어서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창원 주남저수지, 경남 사천과 전북 남원, 부산 해운대 등 전국에서 따오기 발견 제보가 잇따른다. 최장거리 이동 사례는 지난달 강원도 강릉 경포해변에서 따오기 서식이 확인된 사례다.

제보가 접수된 야생따오기는 대부분이 위치추적기를 달고 있지 않아 추적이 힘들고, 정확한 서식처와 생존 여부도 확인이 어렵다. 그러나 각 지역주민의 제보 덕분에 군은 따오기 복원과정에서 필요한 중요한 연구자료를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서식하는 따오기 중 대부분은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주변에 살고 있다. 2021년에는 우포늪에서 따오기가 야생번식을 최초로 성공했고 올해도 둥지를 지어 야생부화까지 성공하는 등 창녕에서는 안정적으로 자연에 정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따오기가 안정적으로 자연에 정착할 수 있는 이유는 따오기가 원활하게 야생에서 적응을 할 수 있도록 군에서 조성한 따오기서식지(우포늪)와 다양한 먹이공급, 그리고 따오기를 보호하고자 하는 지역민들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창녕 내 전 읍면의 마을 이장들은 우포따오기 생태교육을 받았다. 따오기의 행동과 울음소리를 숙지하고 있어 마을에 따오기가 발견되면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 우선 제보하고, 서식지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위적 간섭으로부터 따오기를 보호한다.

또 따오기 번식지 주변 마을의 주민들은 따오기가 둥지 주변에서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자신의 땅을 활용하기도 한다. 따오기 서식 요구 조건에 맞는 논습지를 조성하기 위해 농약을 쓰지 않고 벼농사를 짓거나, 겨울철에는 무논을 유지하고자 창녕 대표 농산물인 마늘·양파를 파종하지 않는다.

군 관계자는 “멸종위기종인 따오기에게 있어서 작은 관심조차도 생태계 복원과 보호에 동참하는 일이다. 야생따오기를 발견한다면 창녕군 우포생태따오기과로 제보해주길 당부드린다”며 “앞으로도 사람과 따오기가 함께 공존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5월 4일 오후 2시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따오기 야생방사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lh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