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휴대폰 왜 만들어줬냐고요?” 주가조작 피해 호소 박혜경, 직접 입 열었다 [인터뷰]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4.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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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권유 아냐, 전속계약 잘못했다가...”
“휴대폰·통장 개설, 전속계약 회사와 관행”
“이번 사태와 관련 없다…명예 회복할 것”
박혜경. 사진|모이다스튜디오
“정말이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네요.”

가수 박혜경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가수 임창정과 함께 주가 조작 세력 사건에 실명이 언급된 그는 “전속계약 잘못해서 주가조작 세력에 이름이 거론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혜경은 임창정이 30억원을 투자했다가 대부분 잃었다고 밝힌 주가조작 세력 사건에 ‘연예인 피해자 A씨’로 거론됐다.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JTBC ‘뉴스룸’은 주가 조작 세력에 자금을 맡겼다는 가수 A씨가 ‘임창정 씨를 좋아하고, 창정 씨랑 통화도 했으니까 믿고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고, 하루 만에 박혜경의 실명이 공개됐다.

이에 박혜경은 27일 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직접 호소하고, 이튿날인 28일엔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해 “임창정과 전속계약 관련으로 만났고 투자와는 아무런 관련 없기에 투자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고 권유는 있지도 않은 사실”이라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특히 박혜경은 “임창정 보다 먼저 전속계약 일로 문제의 회사를 알게 됐다. 이후 임창정의 음반회사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어서 더 믿음이 갔다는 취지로 했던 말이다”라고 보도에 나온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28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박혜경은 주가조작 의혹 일당에 투자를 하기 위해 돈을 맡긴 것이 아닌, 전속계약 명목으로 만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박혜경은 “아는 언니로부터 소개받은 회사다. 전속계약 체결을 위해 만났고, 자산운용사라고 생각했다. 전속계약 중계를 아는 언니가 했는데, 계약금 1억원을 맡기는 게 조건이라더라”고 운을 뗐다.

박혜경은 “요즘 세상에 저 정도 연차의 가수가 계약금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고, 저는 돈보다도 전속회사를 만나서 빨리 활동하는 게 좋았던 상황이다. 그런 입장이었는데 계약금을 맡겨두면 자산운용을 해준다고 하니,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계약 체결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내 돈이었으면 안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들의 돈을 계약금조로 해서 넣어놓으라고 하니,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흔쾌히 오케이 했다. 미적거리는 것보단 활동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한 거다”라고 말했다.

박혜경은 또 “댓글을 보니 ‘대포통장을 만든 것 아니냐’, ‘왜 신분증과 통장을 맡기느냐’고 하는데, 엔터회사는 일반회사와 다르다. 전속계약을 체결하면 가수가 활동하고 버는 돈을 모두 실명거래로 투명하게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수 명의 통장과 휴대전화를 개설하고 그러기 위해 신분증을 맡기는 일은 흔한 일이다. 때문에 나 역시 전속계약을 체결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 의심 없이, 믿음을 갖고 핸드폰을 만들고 통장을 개설하게 했다”고 업계 특수성에 따른 통장 및 휴대폰 개설이었음을 강조했다.

지난 연말 개최한 생애 첫 개인전을 위해 한창 그림 작업에 몰두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던 박혜경은 “그림 그리느라 바빠서 자주는 아니고 가끔 수익을 확인했는데 오를 때도 있고 그대로일 때도 있더라. 그래도 은행보다는 수익이 좋길래 돈을 벌면 넣어야겠다 싶어 그제서야 계좌번호를 달라고 해서 조금씩 번 돈을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박혜경. 사진|베네핏소셜
이날 오전 SNS에 올린 글에서도 박혜경은 “이상한 조건이었으나 요즘 아이돌 빼고 계약금 받고 전속계약 사례가 없기에 ‘그 돈은 내 돈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며 “전속계약 이후 그 회사에서 깔아준 앱을 보니 1억이 +300, +400 이렇게 불어나는 것을 보고 천재들이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또 “돈을 벌 때마다 조금씩 돈을 보냈고 그게 모두 4000만원”이라며 “돈이 불어나 있길래 좋아만 했지 이런 일을 생길 줄 전혀 몰랐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소위 ‘당했다’고 표현되는 사건 이후, 박혜경의 계좌 역시 다른 피해자들의 것과 마찬가지로 산산조각 났다. 그는 “이전에는 주식정보는 안 나오고 계좌 잔액만 나오는 어플만 갖고 있었는데, 최근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주식거래 어플을 다운 받았다. 나는 비밀번호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상담원이 설명해주는대로 비번을 재설정해 들어가보니 두 개의 종목을 사뒀더라”고 뒤늦게 자신의 주식거래에 대해 인지했음을 알렸다.

박혜경은 “나는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 전속계약을 잘못 한 회사고, 계약한 회사가 주가조작 세력으로 몰린 것이다. 그런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며 “추후에라도 저는 조사받을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련 보도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박혜경은 “내가 넣은 돈은 돌려받을 수 없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명확히 해명해서 억울함을 풀고, 나의 명예를 회복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지난 24일부터 삼천리·하림지주·대성홀딩스 등 8개 종목이 SG증권을 통해 매물이 쏟아지며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주가 조작 여부를 조사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SG증권 사태’의 배경으로 알려진 주가조작 세력과 관련해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일부 종목의 주가를 상승시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을 안 세력이 급히 종목을 매도하며 주가가 폭락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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