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유 납득하기 힘들지만"…서동주, 서세원과 마지막 인사
[Dispatch | 프놈펜(캄보디아)=김소정 기자, 서울=정태윤기자] "슬픔을 이루 말할 수가 없지만..."
서동주가 끝내 눈물을 터트렸다. 부친 서세원을 떠나보내는 순간, 그동안 참았던 슬픔을 한 번에 쏟아냈다.
故 서세원의 환송예배가 28일 오후 2시 (한국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투크 탈라 파고다' (Tuek Thla Pagoda) 불교사찰에서 진행됐다.
딸 서동주와 조카 유영재, 재혼녀가 조문객을 맞았다. 한인회 관계자 및 프레소 한인교회 교인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자리했다.
서세원은 사망 전날까지 프레소 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진다. 교인 등 조문객들은 갑작스런 죽음에 고개를 숙여 애도했다.
서동주는 유족 대표로 인사를 올렸다. "마지막을 지켜주신 분들과 오늘 참석해 주신 조문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오열했다.
서세원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화장된다. 캄보디아 지역 사원 냉동 안치실 환경이 너무도 열악,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족들은 "운구 절차 및 방법이 매우 복잡해 길게는 한 달 이상 소요될 수밖에 없다"면서 "시신이 온전히 보존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화장을 진행한다. 최대한 빨리 (고국으로) 모셔 올 것"이라 설명했다.
유족들은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낯설고 납득하기 어려운 캄보디아의 여러 절차로 인해 이제야 입장을 밝힌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유족은 현지 경찰의 대응에 아쉬움을 표혔다. "당뇨병으로 인한 심정지라는 사망 증명서를 받았다"면서 "여러 정황상 사망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캄보디아 경찰 측에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물품 리스트를 요청했다. 링거 성분 분석 결과 및 경찰 책임자와의 면담 등도 신청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경찰 측은 매번 다른 이유를 들며 차일피일 수거물 인계를 미루었다. 유족이 받은 것은 '당뇨병으로 인한 심정지'라는 검안 결과지가 전부였다.
결국, 유족은 화장을 결심했다. 서세원이 죽음을 맞이한 (무허가) 병원의 정체, 고인이 마지막으로 맞은 링거 등 사망 직전의 사정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디스패치'는 지난 21일, 서세원이 사망한 현지 병원을 찾아갔다. 해당 병원은 정식으로 허가받은 병원이 아니었다. 의료행위가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게다가, 수액은 실온에 방치됐다. 정맥 주사용 나비침 및 영양제 등도 유통기한을 넘긴 상태. 심지어 (뚜껑을 딴) 프로포폴이 수납장 안에 숨겨져 있었다.
서동주는 캄보디아와 한국을 오가며 사인을 찾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가 듣는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그도 그럴 게, 박현옥 전 한인회장이 사망 관련 내용을 지휘했다.
서동주는 '디스패치'와 만난 자리에서 "제가 알고 있는 게 너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 역시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의혹을 접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
화장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현지 사정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전언. 서동주는 "유족들과 상의한 끝에 아버지를 화장하기로 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저희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제 남은 삶을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편, 서세원의 장례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서 한국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뤄진다. 조문은 30일 오후 1시부터 받는다. 발인은 5월 2일이다.
<다음은 유가족 입장 전문>
너무나 애통한 소식에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데다가, 낯설고 납득하기 어려운 타국에서의 여러 절차로 인해 이제야 유가족의 입장을 밝힙니다.
우리 유가족은 4월 24일 캄보디아 현지 경찰로부터 故 서세원 씨가 당뇨병으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하였다는 검안 결과가 기재된 사망 증명서를 교부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상 사망 사유를 쉽게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한국 대사관을 통해 캄보디아 경찰 측에 당시 현장에서 수거해 간 링거 등에 대한 성분 분석, 사건을 수사한 캄보디아 경찰 담당자 및 책임자와 면담 요청,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물품 반환, 수거 물품 리스트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 경찰 측은 한국 대사관을 통해 언제든지 수거 물품에 대하여 인계하겠다고 하였으면서도 요청할 때마다 매번 다른 이유를 들며 차일피일 미루었습니다.
우리 유가족은 애당초 고인을 한국으로 운구할 생각으로 캄보디아에 입국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고인이 안치되어 있던 캄보디아 지역 사원의 냉동 안치실은 여건이 너무나 열악하였습니다.
개인 안치실이 없어서 다른 시신들과 함께 안치된 데다가, 안치실 문이 수시로 열리고 있어 온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또한 캄보디아 현지 사정과 운구를 위해 수반되는 절차 및 방법이 매우 복잡하여 짧게는 열흘, 길게는 한 달 이상 소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 유가족은 시간이 갈수록 시신이 온전히 보존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고, 결국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아 현지에서 화장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고인을 한국으로 모셔갈 것입니다.
우리 유가족은 고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수많은 억측과 가짜 뉴스, 악성 루머가 언론 기사, 각종 영상물과 게시글에 넘쳐나는 것을 접하고 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이는 행위자가 의식을 하든 안 하든 이는 유가족에 대한 잔인한 폭력입니다. 이제 멈춰주시고 기왕의 모든 허위와 억측의 뉴스, 영상물, 게시글을 즉각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유가족에 대한 가해 행위가 지속될 경우 불가피하게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고인 사망에 대한 추측성 보도를 한 언론사 및 기자, 영상물 제작‧유포자(유튜브, 소셜미디어 등) 및 악성 루머 유포자 등을 찾아내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례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서 한국코메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집니다. 조문은 30일 오후 1시부터 받으며, 발인은 5월 2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많은 도움 주신 교민 여러분과, 갑작스러운 비보에 기도와 따뜻한 위로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故 서세원 유가족 일동
<다음은 서동주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서동주입니다.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비보에 경황이 없어 공식적인 발표가 늦어진 점 양해를 구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슬픔을 이루어 말할 수 없지만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오늘(28일) 오후 캄보디아 현지에서 아버지를 화장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동안 저희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시고 걱정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제 남은 삶을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한국에서의 장례 절차는 가족들과 상의를 마친 뒤에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동주 드림
<사진 | 프놈펜(캄보디아)=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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