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公 재무악화에...공공기관 부채 88조 폭증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3. 4. 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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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원자재 가격 부담에 사채 발행
한전·가스공사 부채만 64조5천억 증가
한국전력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가 1년만에 88조원 불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 부담에 한국전력과 가스공사가 외부에서 거액 자금을 조달한 여파로 전체 공공기관 부채가 폭증했다.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44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670조원으로 전년(582조4000억원)보다 87조6000억원(15.0%) 늘었다.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도 174.3%를 기록해 전년보다 22.5%포인트 높아졌다.

늘어난 부채의 대부분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몫이다.

한전과 가스공이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하면서 두 기관 부채 증가폭만 64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한전과 가스공을 제외한 나머지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지난해 128%로 오히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한전의 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2021년보다 무려 47조원 늘었다. 연료비 상승에 따른 전력 구입비용이 증가했지만,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하면서 24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재무 상황이 악화한 한전은 지난해 1월부터 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했고, 전체 부채 증가의 원인이 됐다. 한전 사채발행 규모는 2021년 10조5000억원, 2022년 31조8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연말까지 미수금이 13조원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스공사도 지난해 52조원의 부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7조5000억원 늘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2021년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등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 가스요금 인상이 이뤄진 2022 4월전까지 총 7차례의 요금 조정시기가 있었지만 전임 정부는 인상된 국제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모두 동결했다. 이에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1년말 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4조5000억원으로 급등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8조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한전은 올해 연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으로 51.6원을 산출했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지난 1분기에 적정액의 4분의 1 수준인 13.1원을 인상했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지만 지난달 말 여당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잠정 보류시키면서 부담은 더 늘어나고 있다.

여당에서는 요금 인상에 앞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경영정상화 조치를 더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일 전기·가스요금 관련 민당정 간담회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한전 직원들이 가족 명의로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고, 한전공대(한국에너지공대)에 수천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내부 비리를 은폐하고 온갖 방만 경영과 부패로 적자만 키워놓고 어떤 반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이날은 아예 정승일 한전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한전은 인건비 감축, 조직 인력 혁신,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과 국민 편익 제고 방안 등이 포함된 추가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한전은 자산 매각 1조7000억원, 사업 조정 1조원, 비용 절감 3000억원 등 3조3000억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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