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5년간 2조4000억원 투자… "절반은 R&D에 투입"

최영찬 기자 2023. 4.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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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5년 동안 2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향후 3년을 집중적인 투자의 시기로 보고 있다. 3년간 적자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과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향후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2022년 투자금액의 약 5배에 이르는 2조3800억원을 향후 5년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안재용 사장은 세부 전략으로 ▲해외사업 확대 ▲백신사업 강화 ▲신규 플랫폼 확보 ▲엔데믹(풍토병화) 대응 포트폴리오·인프라 확장 등을 제시했다.

해외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륙별 거점 지역에 생산시설을 구축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글로벌 제약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며 입증한 역량을 바탕으로 각종 감염병에 대한 CDMO 사업 확장은 물론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도 사업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에 보유한 독감·대상포진·수두 백신에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범용 코로나19 백신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 등의 고도화와 신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확장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mRNA(메신저 리보핵산)은 물론 ADC(항체-약물 접합체) 기술 확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안 사장은 "앞으로 5년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를 좌우할 적극적 투자의 시기다"며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성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투자금,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나?


SK바이오사이언스의 투자금액 약 2조4000억원 중 절반가량인 1조2300억원은 R&D에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투자금액은 생산시설 확장 등에 활용한다.

인천 송도에 설립 중인 글로벌 R&PD센터에 3000억원, 경북 안동 백신 생산시설 증설에 2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륙별 거점 지역에 현지 국가나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해외 CMO 생산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현지 국가나 기업이 부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인프라 구축비용을 담당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술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안 사장은 "일정부분 자금 투입이 있겠지만 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현지 JV 설립에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연내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JV 설립과 관련한 소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 인수합병(M&A)에 5000~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M&A와 관련해서는 백신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 미국 바이오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세계 경제상황이 좋지 않지만 지금이 바이러스 전달체(바이럴 벡터) 기술기업 등의 인수적기라 생각한다"면서 "인수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고 후보기업도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미국 보스톤에 설립한 현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USA를 통해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백신을 개발하고 mRNA, ADC와 같은 차세대 기술 확보에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미국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mRNA 관련 기술을 하나씩 확보하고 있다"며 "ADC의 경우 기존 사업과도 연관성이 높아 시장과 고객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해 기술 확보를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투자재원 마련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5년 간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안 사장은 이에 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고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약 1조3600억원 수준이다"면서 "전략적 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하고 더 나아가 현재 부채비율도 20%가 되지 않은 점을 활용하면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투자여력은 2조4000억원 이상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한 만큼 당분간 실적은 다소 주춤할 수 있겠지만 더 큰 성장을 위한 도약의 시간으로 봐 달라는 당부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06억원, 영업손실 2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71억원) 대비 매출은 76.4% 급감했다. 2022년 1분기 238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안 사장은 "투자로 인해 3년 정도 영업이익이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3년 후부터는 과실을 맺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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