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자화자찬한 中교과서...네티즌들 “3년 고통 조롱” 반발
중국 당국이 교과서에 자국의 엄격한 코로나 정책을 언급하며 “중대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내용을 포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더우인 등에는 ‘8학년의 새 역사 교과서 하권에 코로나 관련 내용이 추가됐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함께 공유된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해당 교과서 98쪽에 “2020년부터 코로나가 갑자기 찾아왔다”, “(중국은) 전염병 예방 통제와 경제 사회 발전을 총괄적으로 추진해 중대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생명지상, 과학존중, 공동운명체의 위대한 방역 정신을 실현했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이후 문제의 페이지에 대한 진위 논란이 벌어지자, BBC는 교과서 복사본을 입수했다며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중국의 코로나 정책 관련 내용은 ‘사회 생활 변화’ 섹션에 실렸다”며 “1970년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소득 증가와 생활 방식 변화를 설명하는 단락 옆에 ‘코로나와의 전쟁’이라는 내용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은 승리했다고 말하지만 많은 사람은 교과서에 온전한 진실이 담겨 있는지 묻고 있다”고 했다.
실제 더우인상에서 네티즌들은 “방역이 어떻게 끝났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나”, “방역 관련 성과를 교과서에 쓰다니 뻔뻔하다”, “해당 교과서 페이지에 등장하는 모든 말이 우리의 고통스러웠던 3년을 조롱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2월 “중국의 코로나 사망률은 세계에서 최저 수준을 유지했고, 방역에서 결정적 승리를 거둬 인류 문명사상 인구 대국이 성공적으로 감염병 대유행을 벗어나는 기적을 만들었다”며 “제로 코로나 전략이 완전히 정확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 유행 이후 지난 3년간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받았고 중국 시민들의 분노도 극에 달해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말 방역을 갑작스럽게 완화하면서 코로나가 급속 확산했고, 그에 따른 사망자가 속출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코로나로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이 8만여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100만∼150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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