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대학생들 “태영호, 북한 돌아가라!” 사무실 기습 점거…현행범 체포

대진연 회원 12명, 논현동 사무실 침입…“입만 열면 역사 왜곡”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기습 점거시위 도중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뉴시스

 
진보성향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28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최근 제주 4·3항쟁 관련 발언을 규탄하며 사무실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대진연과 강남 경찰서 등에 따르면 단체 회원 12명은 이날 오후 3시쯤 강남구 논현동 태 의원 사무실에 진입해 점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역사왜곡 태영호는 지금 당장 사퇴하라’, ‘반통일 분단적폐 태영호는 북한으로 돌아가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기습 점거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진연은 “강남구 갑 국회의원 태영호에게 면담을 요청한다. 우리 국민의 존엄을 짓밟고, 역사를 모욕하는 태영호를 용서할 수 없다”며 “입만 열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얼마 전 제주 4·3항쟁에 대해 북한의 지령이라는 말을 뱉었다”며 “어떻게 철 지난 색깔론 따위를 들이밀어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이) 일제 강제 동원문제에 대해 ‘언제까지 발목이 붙잡혀 있어야 하냐’고 일제의 전쟁범죄 피해를 걸림돌 취급했다”며 “사드 추가 배치를 주장해 전쟁을 부추기고,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면서 스스로 거리로 뛰쳐나온 국민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았다고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위가 1시간 이상 지속되자 이들은 사무실 바닥에 앉아 “나라 팔아먹은 태영호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기습 점거시위 도중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뉴시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이 해산 요구에 불응하자 현행범으로 체포, 경찰서로 연행했다.

태 의원과 보좌진들은 이날 외부 일정으로 사무실을 비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실 측은 “기물 파손 및 보좌진을 향한 폭행 등 범법 행위가 있을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태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제주도를 찾아 “4·3사건은 명백히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그는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