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아 밤잠을 설친다면? 범불안장애 의심
50대 주부 A씨는 최근 심한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며 심할 때는 바로 옆에서 자신의 심장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근처 내과를 찾았다. 심전도 및 심장초음파 검사, 혈액검사 등을 받았지만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A씨는 정상 소견을 받고 안도감이 들기보다는 의사도 발견 못한 심장병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것은 아닌지 나쁜 생각이 들고 여러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불안한 마음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지인이 평소 예민한 성격 탓에 신경이 곤두서 있어 힘들어 보인다며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고 망설이다 병원에 내원한 결과 ‘범불안장애’ 진단을 받았다.
범불안장애란 다양한 상황이나 문제 등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하고 걱정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정신 질환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범불안장애 환자통계에 따르면 2015년 72,512명에서 2019년 79,587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며 2019년 기준 여성(63.4%)이 남성(36.6%)보다 높았으며 60대, 50대, 70대 순으로 고령층에서 많이 나타났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 상황으로 불안해하거나 걱정을 할 수 있다. 보통 마음을 다잡거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거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면서 떨치게 된다.
그러나 지속되는 걱정을 조절하지 못해 더 깊게 또는 자주 불안감을 느껴 가슴 두근거림이나 근육 긴장, 떨림, 식은땀, 메스꺼움, 설사, 두통 등 신체적 반응과 함께 초조함, 긴장감, 집중력 저하, 짜증, 수면장애 등 정신적 반응이 동반되는 경우 범불안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범불안장애는 감정이나 행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후두엽, 변연계 등의 활성화가 과하거나 부족한 경우,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등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불균형한 경우 등 생물학적 요인과 가정환경, 성장기 환경, 현재 상황 등 심리학적 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 과장은 “살다 보면 사소하지만 나에게 큰 걱정거리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러한 걱정거리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지나친 걱정은 다른 중요한 요소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라며 “걱정과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만성적으로 발전되기 전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라고 조언했다.
범불안장애는 초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우울증이나 알코올 사용 장애, 물질 남용 장애 등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초기 증상이 있을 때 신속하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증상과 상황에 따라 약물 치료 등을 시행한다.
걱정으로 인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걱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어보며 불필요한 요소는 없는지, 왜곡된 사고는 없는지,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등 살펴보다 보면 걱정의 무게가 가벼워질 수 있다.
평소에 명상, 휴식, 운동, 취미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하도록 하며 커피,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는 흡연이나 음주를 삼가는 것이 좋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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