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노후단지 11곳, 복합상업시설 변신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3. 4. 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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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구단위계획 공개
50년된 아파트 용도변경
준주거·상업지역으로 종상향
재건축 용적률 높이는 대신
외국인학교 등 기부채납 명시

준공된 지 50년 가까이 된 '반백 살' 아파트가 많은 서울 여의도 일대가 초고층으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여의도 노후 단지 11곳의 용도지역이 재건축 과정에서 준주거지역이나 일반상업지역으로 종 상향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이 같은 개발 청사진을 제시한 건 여의도 지역을 '국제 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28일 서울시는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에 대한 열람 공고를 전날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구단위계획은 지역 전반에 대한 개발 계획을 담아내 통상 재건축 밑그림으로 불린다. 여의도가 1976년 아파트지구로 지정된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계획안이 나온 거라 더욱 주목된다. 서울시는 다음달 11일까지 공람을 진행해 주민 의견을 들은 뒤 조만간 지구단위계획을 확정 고시할 방침이다.

이번 공람안에는 여의도 노후 단지 11곳을 9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부적으로 1구역에는 목화와 삼부아파트, 2구역에는 장미·화랑·대교아파트가 포함됐다. 서울시는 이들 단지에 대해 구역별로 공동 개발할 것을 권고했다. 공간 구조를 한강 중심으로 더 효율적으로 짜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조건 공동 개발을 하라는 게 아니다. 저희가 보기에 공동 개발했을 때 이점이 더 많으니 권장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재건축 과정에서 1구역(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용도가 일반상업지역으로 두 단계나 상향된다. 상한 용적률이 800%에 달해 최고 60~70층으로 재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구역은 여의도중학교와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용도지역이 준주거지역으로 한 단계 상향된다.

서울시는 용도 상향을 해주는 대신 받고자 하는 다양한 기부채납 시설도 명시했다. 1·2구역의 경우 외국인학교와 핀테크지원센터 등을 공공기여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가장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금융 중심지가 되려면 외국인이 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3구역), 삼익(5구역), 은하(6구역), 광장(7·8구역) 아파트 역시 용도가 일반상업지역으로 두 단계 상향된다. 이미 한양아파트는 최고 54층, 1200가구 안팎 규모로 재건축하는 계획안을 마련했다. 오피스텔 200실도 함께 짓는다.

서울시는 "이들 단지는 금융 중심 특정개발진흥지구와 연계해 상업, 업무 지원 기능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양아파트 저층부에 '서울핀테크랩'이나 '서울국제금융오피스'를 만들어 서울시가 운영할 예정이다. 다른 단지에도 금융 중심지를 지원하는 업무·전시·회의·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공공기여를 받는다.

미성아파트(9구역)도 재건축 과정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종 상향되는 길이 열렸다. 미성아파트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서울시는 "여의도역 역세권으로 도심 기능을 강화하고 개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공공기여는 의사당대로와 여의동로3길 결절부 부근에 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받을 계획이다. 4구역에 속한 시범아파트는 용도가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되는 대신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동참한다. 이미 시범아파트는 최고 65층, 2500가구 안팎 규모로 재건축하는 청사진이 마련됐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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