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죠? 하나만 묻자"…유동규 직접신문 나선 이재명

유동규 "대장동 1공단 사업 직접 보고…李 함께 그림도 그려"
이재명 "내가 1000억 든다고 말했나?…논리적으로 안 맞아"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향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진술 아니냐"며 직접 신문에 나섰다.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 대표가 자신을 향해 불리한 진술을 이어가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을 향해 말을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진행하던 도중 "웬만하면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라며 직접 신문을 시작했다.

이 대표가 "많이 힘들죠"라고 운을 떼자, 유 전 본부장은 "아뇨"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림을 그려가며 저한테 설명했다는 이야기냐"고 물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어떤 내용을 성남시장에게 보고했냐'는 이 대표 측 변호인의 질문에 "대장동 1공단 공원화 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와 그림까지 그려가며 논의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증인이) 검찰에 진술한 내용을 들어보니 당시 1000억이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며 "논리적으로 안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2013년 2월 성남시 운중동 주민설명회에서 2000억으로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공언했는데, 한달 뒤인 2013년 3월 1000억이 든다고 말한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취지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시장실에서 제가 둘이 앉아 있을때 말씀을 드렸다"며 "시장님도 저도 같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가 "내가 그림을 그린 적이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린 게 어떤 거였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제가 주민설명회에서 공식적으로 말하고도 증인에게 1000억이라고 말했다는 게 이상하지 않냐"고 재차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신문에 유 전 본부장은 "제가 한 가지 또렷하게 기억하는 건 시장실에서 시장님하고 얘기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부터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이 대표 측 반대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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