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수입차 잘나간다"…1억 이상 32%
작년 국내에서 18만여대 팔아
1억원 넘는 모델은 5만7500대
10년새 고가차 판매 7배 급증
실제 판매량 기반 신차 평균價
벤츠 1억700만·아우디 7890만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고가 모델의 판매 대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년 새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 3사의 전체 차량 판매 대수가 약 3배 늘어나는 동안, 판매 가격이 1억원 이상인 모델의 판매량은 7배 가까이 늘었다. 수입차 업체별로 '럭셔리 브랜드'로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소득수준이 높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보다 희소한 모델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 등록 통계를 바탕으로 매일경제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벤츠·BMW·아우디 등 3사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18만923대를 판매했다. 이 중 판매 가격이 1억원 이상인 모델은 5만7583대(31.8%)로 집계됐다. 2012년에는 총 6만3667대 중 8653대(13.6%)가 1억원 이상이었다. 이들 3사의 1억원 이상 모델 판매 대수는 10년 만에 6.7배 늘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벤츠의 고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벤츠의 1억원 이상 모델 판매 비중은 2012년 17.8%에서 지난해 39.4%로 2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BMW의 억대 모델 판매 비중은 11.7%에서 28.3%로, 아우디는 11.4%에서 15.8%로 늘어났다.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세부 모델 83종 중 43종이 1억원 넘는 차량이었고, 이들 모델의 판매 대수는 3만1935대로 집계됐다. BMW는 88종 중 41종이 1억원 이상, 이들 모델의 판매 대수는 2만2256대로 조사됐다. 아우디는 61종 중 24종이 1억원 이상이었고, 이들 모델의 판매 대수는 3392대다.
실제 판매 대수를 바탕으로 가중평균을 낸 수입차 신차 판매 가격도 모두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브랜드별로 온도 차가 있다. 벤츠가 지난해 판매한 83종의 세부 모델을 각각 최저 가격으로 대입해 산출한 평균 가격은 1억700만원이다. 벤츠가 판매한 차량의 평균 가격은 2012년 약 7500만원에서 10년 만에 42% 높아졌다.
평균 가격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브랜드 차원에서 더 값나가는 모델을 출시하는 데 집중했고, 고급 수입차 구입을 희망하는 국내 소비자도 여기에 호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동일 차종일지라도 연식 변경과 부분·완전 변경을 거듭하면서 세부 사양 차이를 이유로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는 점이 평균 판매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동일한 기준으로 산출한 BMW의 지난해 신차 평균 가격은 8660만원, 아우디는 789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년 새 BMW 판매 차량의 평균 가격은 22% 증가했고, 아우디는 9% 오르는 데 그쳤다. 2012년까지만 해도 세 브랜드 모두 판매한 차량의 평균 가격이 7000만원대로 비슷했다.
주요 3사만 놓고 비교하면 아우디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차량 판매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기준 브랜드별로 전체 판매 대수 중 7000만원 미만 모델 판매 비중은 아우디 53%, BMW 45%, 벤츠 32% 등이다.
과거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웬만하면 '럭셔리' 상품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다. 현재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5대 중 1대가 수입차일 정도로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내에서도 럭셔리 브랜드와 보급형에 가까운 브랜드로 점차 양분되는 분위기다.
이번 분석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서 집계한 신규 등록 통계와 브랜드별 신차 판매 가격을 종합했다. 추가 사양을 적용한 가격은 제외하고, 세부 모델별 해당 연식의 최저 가격을 기준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값을 치른 실제 가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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