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향한 '하차 강요'는 정당한가 [Oh!쎈 초점]

[OSEN=일산,박준형 기자]12일 오후 경기도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티캐스트 계열 E채널 '찐어른 미팅: 사랑의 재개발'(이하 사람의 재개발·연출 이지선) 촬영현장이 공개됐다.‘사랑의 재개발’은 외로운 ‘찐어른’ 싱글들의 잠들었던 연애 세포를 깨우고, 새 사랑과 설렘을 찾아주는 3:3 미팅 프로그램이다.신동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장우영 기자] 단지 AV가 국내에서 불법이라는 점 때문에 AV 여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일본의 성 문화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인 신동엽이 오랜동안 진행해 온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뭇매를 맞아야 할까.

신동엽이 때아닌 도마 위에 올랐다. ‘동물농장 아저씨’로 불리고 있는 그가 일본의 성 문화를 조명하고 AV 여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이유 때문.

지난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은 일본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토크 버라이어티 쇼다. 신동엽과 성시경이 진행을 맡아 일본 성(性)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부터 평범한 청춘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지금까지 6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된 가운데 일부 시청자들이 불쾌하다는 지적과 함께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들은 국내에서 AV가 불법인 만큼 AV 배우, 감독들과 AV 산업에 대해 선을 넘는 대화를 주고 받는 게 불편하고 불쾌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특히 이들은 신동엽에게 화살을 돌렸는데. 신동엽이 ‘동물농장’ 진행을 맡고 있는 만큼, 일본 AV 세계를 탐구하는 프로그램과 MC를 동시에 맡는다는 게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성+인물’은 보편적 관심사지만 나라와 문화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성’을 접점으로, 다른 나라만의 특별한 성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그 첫 번째 나라로 일본이 선택됐고, 성 문화에 있어서는 한국에 비해 개방된 나라라는 평을 받는 만큼 놀라운 요소들이 많았다. 신동엽과 성시경은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성 문화를 살펴보며 어쩌면 궁금했지만 차마 들여다 볼 수 없었던 지점을 음지에서 양지로 꺼냈다.

이 과정에서 신동엽은 그동안 방송을 통해 만들어 온 자신의 캐릭터 일부를 펼쳐보였다. 그동안 신동엽은 ‘19금’, ‘섹드립’ 캐릭터를 통해 대중의 호응과 사랑을 받았다. ‘SNL 코리아’, ‘마녀사냥’ 등 국내에서 표현과 말의 수위가 높은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때도 신동엽은 ‘동물농장’ MC를 맡고 있었다. 

배우들이 작품에 맞춰 다른 캐릭터의 옷을 입는 것처럼, MC들도 프로그램, 자리에 맞춰 톤을 다르게 한다. ‘동물농장’, ‘실화탐사대’, ‘불후의 명곡’에서의 신동엽의 진행과 ‘놀라운 토요일’ 등 예능에서의 진행이 다르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성+인물’도 마찬가지. 신동엽은 자신이 가진 캐릭터 중 일부를 꺼내 진행에 특화시켰을 뿐이다. 그런 신동엽을 보며 ‘동물농장’ MC와 동시에 맡는 건 부적절하다며 하차를 강요한다는 건 극단적인 횡포로도 비춰질 수 있다.

또한 ‘성+인물’은 기존 예능에 비해 외설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이 있지만, 넷플릭스라는 좀 더 표현의 자유가 있는 특정화된 플랫폼에서 선택적 수용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음지에서만 다뤄져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해 오해만 쌓던 문화를 공론화 시켜 더 건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신동엽은 이 영역에서 특화된 방송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시대가 변하고, 트렌드가 바뀌면서 시청자들도 더 영리해졌다. 불편함이 폭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