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15. 국빈 방문과 한미정상회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등 한미정상 공동 성명
핵 논의 상설협의체 핵협의그룹(NCG) 신설 합의
워싱턴 일정 마치고 28일부터 보스턴 행사후 귀국
미국을 국빈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7일(이하 현지시간) 밤 워싱턴 D.C.를 떠나 두 번째 방문지인 보스턴에 도착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28일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디지털·바이오 분야 석학들과 대담하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합니다. 이어 오후에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을 한뒤 국제정치학자인 조지프 나이 석좌교수와 만나 토론한뒤 29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며, 앞으로 △군사안보 △경제 △우주 등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역사적 전환기를 맞아 한·미 동맹 역사에서 새로운 장(章)으로 기록될 2023년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장면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지난 70년간 축적된 한미동맹의 성과를 자축하고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지난 24일 워싱턴 도착직후 이날 저녁 현지 동포들을 시내 호텔로 초청해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연대하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국빈 방미를 통해서 경제와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뤄 한미동맹을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다음날인 25일 오전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탑에 헌화했다. 이어 한국전 참전 영웅을 기리는 기념패를 증정했다. 기념패에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We will never forget, forgotten no more)”라는 문구가 적혔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내외와 만나 다음날 정상회담을 앞두고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 관저에서 맞이했고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대통령 부부는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고,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워싱턴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백악관 발코니에서 시간을 같이 보냈다.
한·미 정상 부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상호 관심사,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용산 대통령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 국빈으로 오신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서 기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도 기쁘다”고 반겼다.
윤 대통령은 이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환대에 감사하다. 오늘 두 분이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서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 친밀감을 느낀다. 나중에 두 분께서 함께 방한하시면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이어 워싱턴 중심의 잔디광장인 내셔널 몰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으로 나란히 이동해 헌화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이후 루터 스토리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 유족들과 만나 환담을 했다. 스토리 상병은 한국전이 한창이던 1950년 참전중 실종됐다 최근 전쟁포로 및 실종자확인국(DPAA)에 의해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을 찾았다고 용산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청년들의 숭고한 희생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한국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이 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감사인사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면서 “오늘 양국 정상 부부가 한미동맹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함께하게 되어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선물을 교환했다. 미국 측에서는 소형 탁자, 꽃병, 목걸이를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윤 대통령이 야구를 좋아하는 것을 감안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 야구 글러브, 공인 야구공을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의회에 야구 공화당 팀, 민주당 팀이 있는데 상원 의원을 그만 둘 때 친선경기를 했다. 공화당에 투수 출신의 의원이 들어와서 민주당 타자들을 압도했다. 공이 너무 빨라서 다들 무서워했다”고 전하면서 “그런데 내가 그 공을 쳐서 368피트를 날렸다. 그래서 내 손자손녀들은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할아버지를 멋진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윤 대통령은 답례품으로 달항아리, 은주전자, 족두리를 선물했다.
다음날인 26일 오전 백악관에서 역사적인 한미정상회담이 열렸다.
백악관에서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15분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식환영식이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거행됐다.
미국 측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더글러스 엠호프(해리스 부통령 남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한국전 참전용사 등이 자리했다.
우리 측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조현동 주미대사,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자리했다.
이날 환영식을 보기 위해 워싱턴 기념탑 방향 남쪽 분수대를 등지고 관람객 인파가 백악관 잔디밭을 둘러싸듯 가득했다. 공식 환영식 참석자는 6848명으로 집계됐다.
환영식에 앞서 분홍빛 한복을 입은 여학생 30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백악관 2층으로 이어지는 좌측 계단에 자리해 ‘아리랑’과 ‘홀로아리랑’을 섞어 편곡한 노래와 뮤지컬 ‘애니’ 주제가 ‘투머로우’를 합창했다.
오전 10시15분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먼저 입장해 검은색 차량을 타고 도착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뒤이어 예포 21발이 발사되고 양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윤 대통령 내외의 미국과 백악관 방문을 반겼다.
“철통같은 동맹을 축하하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공유하는 비전, 그리고 우리의 깊은 우정을 통해 대한민국과 미국이 연합하게 됨을 경축하고자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김건희 여사님, 취임하신지 불과 열흘 후였음에도 작년 서울에서 저를 따듯하게 맞아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저와 저의 아내는 그때 받은 환대를 저희 행정부의 제2차 국빈 방문을 통해 일부나마 갚아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올해는 우리 두 국가의 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의 토대 위에 세워진 끊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미군 그리고 한국군 장병의 피로 거룩하게 된 관계인 것입니다. 오늘 특별히 한국전 참전용사분들께서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윤 대통령님 어제 저녁 대통령님 내외분과 함께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방문하여 기념 헌화하고, 우리의 거룩한 의무를 수행한 것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1950년 9월1일, 루터 스토리 상병은 한국전 당시 부산 교두보에서 동료 전우들을 보호하기 위해 용기를 발휘했습니다. 스토리 상병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자기 자신이 부상당한 채로 퇴각하는 중대를 보호하고자 적군의 공격에 맞서 싸웠습니다. 이듬해 1951년, 그의 영웅적인 행동이 인정받아 자유훈장이 추서됐습니다. 하지만 상병의 유해는 찾지 못했습니다. 바로 최근까지 말이죠. 그러나 대한민국과 미국은 협력을 통해 국립 태평양기념묘지에 한국인 무명용사 유해 가운데 스토리 상병의 유해를 찾아냈고 오늘 스토리 상병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와 함께 그의 가족의 품, 그리고 참된 안식으로 되돌려 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우리가 우리의 영웅을 결코 잊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대통령님, 지난 70년 동안 우리의 동맹은 그 힘과 능력이 증가되어 왔습니다. 우리 양 국민들 간의 협력, 서로를 향한 헌신 또한 우리의 파트너십의 모든 측면에 걸쳐 깊어져 왔습니다. 오늘 우리 양국 경제는 기술발전의 선봉에 서 있습니다. 우리 두 국가는 혁신의 파워하우스, 동력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적 가치 아래 하나되어 전 세계의 도전에 함께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인한 침공에 함께 맞서고 있으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지역을 위해 일하고,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청정에너지 경제 선도를 통해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가치, 그리고 과거에도 언제나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준 그 가치 위에 우리의 미래 역시 그 기반을 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함께 투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우리의 미래는 엄청난 기회와 무한한 가능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우리 두 국가와 양 국민이 함께 선다면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는 이를 계속해 입증해 왔습니다. 우리 장병들, 지금도 당당하게 대한민국에서 함께 복무하는 이들이 오늘까지 함께 외치는 것처럼 같이 갑시다. 또한 이 함성이 다가오는 미래에도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의 변치 않는 합창 소리요, 후렴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갑시다. 하나님께서 우리 양국을 축복하시고 우리 장병들을 보호하시기를 기도하고 축원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답사가 이어졌다.
“존경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님, 질 바이든 박사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저는 어제 조 바이든 대통령님 그리고 질 바이든 박사님과 함께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 나라,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부름에 응한 우리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비문을 보았습니다. 왜 그들은 알지 못한 나라,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쳤을까요? 그것은 바로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미동맹은 자유를 위한 투쟁의 결과 탄생한 혈맹입니다.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거래관계가 아닙니다. 한미동맹은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가치동맹입니다. 그러므로 한미동맹은 정의로운 동맹입니다.
한미동맹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한 글로벌 동맹입니다. 한미동맹은 미래로 나아가는 동맹이고, 행동하는 동맹입니다. 저는 동맹의 7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동맹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동맹 70주년을 동맹국 국민들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여기에 왔습니다. 다시 한번 국빈으로 초청해주신 바이든 대통령님, 질 바이든 박사님, 그리고 미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로즈가든을 산책하며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했다. 곧이어 오전 11시15분 백악관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이 열렸다.
우리 측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이,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먼저 인사말을 했다.
“대통령님, 나의 친구이신 대통령님, 70년 동맹을 함께 오늘 축하하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얘기했습니다. ‘자유 세계의 한 나라의 안보는 파트너들의 안보에 달려 있다’ 그리고 오늘 우리의 동맹은 우리에게 닥치는 어떠한 도전도 헤처 나갈 수 있는 그런 강한 파트너십이다,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역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민주주의 가치를 방어하는 데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고, 또한 러시아 침공을 받아서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주는데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동맹은 북한이 긴장을 고조하는 와중에 동맹의 협력이 더욱 더 배가 되는 것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동맹으로 인해서 경제협력도 더욱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그리고 태양열, 또한 반도체, 이 모든 것을 통해서 미래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담대하고 원칙이 있는 일본과의 외교적 결단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이는 삼자 파트너십을 강화시킬 것이고, 엄청난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믿습니다. 오늘 함께 여러가지 논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님,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헌법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이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님과 회담을 갖게 돼서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곳 오벌오피스에서 대한민국에 관한 많은 중요한 결정들도 이뤄졌을 것입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이렇게 있게 된 것도 그러한 역사와 과정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이 걸어온 발자취는 앞선 지도자들의 판단과 결정이 현명하고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제적 위상을 가진 국가로 성장했으며, 한미동맹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글로벌 평화와 안정에 핵심축이 됐습니다. 한미동맹은 자유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 동맹입니다. 이익에 따라서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인 계약 관계가 아닙니다. 가치에 기반해서 영원히 지속되는 동맹입니다. 서로 생각이 다른 어떤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를 통해 충분히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회복력이 강한 동맹입니다. 이런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 공급망의 분절과 교란, 식량과 에너지안보 문제 등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이 도전받고 위협받고 있습니다. 가치동맹인 한미동맹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글로벌 동맹으로 새출발하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손을 맞잡고 일어났고 바이든 대통령은 “땡큐 올”이라고 감사와 환영을 표시했다.
정상회담이 끝난후 오후 1시42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에드가드 케이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대양주 선임 보좌관, 아버세스 NSC 한반도·몽골 담당 보좌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 커트 캠벨 NSC 인태조정관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최상목 경제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이충면 외교비서관, 조현동 주미대사, 김준표 북미국장이 함께했다.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걸어 나오고 윤 대통령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동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인사말을 했다.
“친구이신 대통령님, 다시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1년 동안 우리 두 사람은 몇 차례 만났고, 만날 때마다 우리 양국 간의 파트너십은 심화되고 성장하여 우리 양 국민 모두가 혜택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양 국민 간의 관계는 현대사회의 위대한 성공 사례입니다. 전쟁 가운데 만들어진 동맹이 평화 가운데 번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파트너십은 우리 국민의 삶의 모든 측면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사이버 전략 기술, 우주, 민주주의, 그리고 이외에도 우리의 미래의 중요한 모든 영역에서 그렇습니다. 그 핵심에는 우리의 동맹이 있습니다. 우리 양 국민에게 더 좋은 미래를 선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의 가장 좋은 일 중의 하나가 우리가 오늘날 새로운 협력의 분야를 개척해 왔습니다. 첨단과학, 우주항공, 민주주의, 이런 모든 분야에 있어 저희가 새로운 협력의 분야를 구축해 왔습니다.
우리의 핵심으로 인해 우리 양국 미래에 대해서 양국 국민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양국의 관계만큼 우리 양국 모두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오는 것은 없습니다. 큰 틀에 맞춰서 우리는 경제적인 성장을 구가하였고, 그리고 더 높은 민주주의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내 지역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취임한 후에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1천억 달러 이상 투자했습니다. 이를 통해 혁신이 창출되고, 많은 한국과 미국의 근로자들에게 고용을 창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군사적인 협력은 철통 동맹관계입니다. 그러면서 저희가 핵 위협에 맞서서 핵 억지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 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경제제재에 대해서 뻔뻔스럽게 계속 무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 저희가 군사협력을 더욱더 강화시켜서 인권과 인도주의적인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을 하면서도 군사적인 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같이 협력함으로써 일본과의 3자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의 미래가 보다 더 자유롭고, 번영하고, 안보가 담보되도록 할 것입니다. 대통령님, 특별히 일본과의 외교를 위한 정치적 용기와 개인적 헌신에 깊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이슈들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일해 왔습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협력할 때 얼마나 큰 차이가 발생하는지 저는 저의 인생의 경력을 통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함께할 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윤석열 행정부의 새로운 인도-태평양전략을 환영하고 지지하는 바입니다. 우리가 이 지역에 대해서 전략을 같이 공유하고, 조율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이를 위해 남중국해 등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등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에 뜻을 같이 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민들 편에 서서 러시아가 잔인하게 자유를 짓밟은데 대해서 다시 한번 민주주의에 대한 견해를 같이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러시아가 지금 공공연하게 국제법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얘기를 하자면 우리가 무엇을 믿느냐, 우리가 무엇을 상징하느냐, 우리 자녀와 손주들에게 어떤 미래를 물려주고 싶은가 하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하는 선택이 우리 세계가 가는 방향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 아이들이 살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양국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것입니다.
대통령님, 우리는 양국 간의 같은 가치,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 저는 대한민국이 지난달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공동의장으로서의 맡아주신 것은 물론이고 제3차 민주주의를 주최해 주시기로 해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 우리의 국민이 우리의 힘을 가장 위대한 근원임을 모두 이해합니다. 그리고 함께 일할 때 우리 양 국가는 강해지고 효과적일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처, 글로벌 복원 시스템 강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일을 재정립하여 과학기술의 새로운 장을 함께 쌓은 일에 대한민국과 미합중국보다 더 이상적인 두 국가는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님, 거듭 감사드립니다. 대통령의 우정과 파트너십, 그리고 우리 두 국가 간에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하신 모든 대통령님의 지도력과 노력, 우리가 공유하는 힘과 성공의 미래를 나아갈 수 있게 보여주신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대통령님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님, 우정과 파트너십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을 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어 마이크를 잡았다.
“바이든 대통령님의 특별하고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한미동맹이 7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에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미 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깊은 뿌리를 토대로 지난 70년 간 도전과 위기를 함께 이겨 나가며 강력하고, 회복력이 있으며, 지속가능한 가치동맹을 일구어냈습니다. 지금 전례없는 복합위기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정의로운 동맹으로서 이러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깊이와 외연을 더욱 확장하고, 미래로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오늘 바이든 대통령님과 이러한 공동의 비전을 구체화해 나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 아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우리 대화의 결과는 오늘 채택된 공동성명에 잘 담겨 있습니다. 첫 번째 핵심성과는 확장억제입니다.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는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하여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양국 간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의지를 ‘워싱턴 선언’에 담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님은 한국에 대한 철통같은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공격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양국은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핵과 전략무기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공동 작전을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정기적으로 협의할 것이며, 그 결과는 양 정상에게 보고될 것입니다. 양국은 또한 핵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도상 시뮬레이션 훈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뤄진 이러한 역사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양국 간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우리 두 정상은 양국의 국민경제와 직결된 경제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상호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하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기로 하였습니다.
양국 간 첨단기술 분야 파트너십도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한미 국가안보실(NSC)에 ‘차세대 신흥·핵심기술대화’를 신설해서 이런 협의체를 통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퀀텀 등 첨단기술 관련 공동연구·개발과 전문인력 교류를 촉진시키기로 했습니다. 또한 떠오르는 첨단기술 분야인 양자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한 별도의 공동성명도 채택했습니다.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한미동맹이 사이버, 우주 영역으로도 확장될 수 있도록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사이버, 우주 공간에 적용하기 위한 논의도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채택된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한미 양국이 사이버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정보공유, 수집, 분석과 관련된 협력도 심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주 분야 역시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큰 분야입니다. 저는 이번 방미 계기 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우주항공청 신설을 환영했으며, 우리는 우주항공청과 NASA간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국방 분야의 FTA라고 할 수 있는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을 위한 협의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미래세대의 교류를 적극 뒷받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미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습니다.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각 2023명의 이공계(STEM) 및 인문·사회 분야 청년들 간 교류를 위해 양국이 총 6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200명의 학생들을 지원하는 역대 최대규모의 풀브라이트 장학사업도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 구축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 양국의 인태전략 이행과정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지역과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공조를 심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지지했으며 우리 두 정상은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이 무고한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무력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공동 입장을 확인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국제 개발협력, 에너지와 식량안보 등 주요 글로벌 이슈에 관해 양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오늘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70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 사회를 위한 우리의 신념과 비전이 일치함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마련한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동맹’의 청사진을 바이든 대통령님, 그리고 양국 국민들과 함께 충실히 이행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백악관에서 한미동맹 70주년과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국빈 미국방문을 축하하는 국빈만찬이 열렸다.
북현관(노스 포르티코) 양옆 벽에는 대형 성조기와 태극기가 세로로 걸렸고 현관 좌우 앞쪽에 제주 왕벚꽃 장식이 마련됐다. 오후 7시5분 북현관 문이 열리고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손잡은 채 영접 위치에 서서 윤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미국 측 의전장 안내 따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계단을 올라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악수하고 인사했다. 양 정상 부부는 기념사진 촬영후 건물 내부로 입장했고 만찬장에서는 오케스트라의 ‘밀양아리랑‘ 선율이 흘러나왔다.
오후 7시32분 군악대 연주와 함께 성조기·미국 대통령기·태극기를 든 의장대, 바이든 부부와 윤 대통령 부부가 차례로 실내 계단을 내려와 계단 밑 장식문에 서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곧이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만찬이 시작됐다.
미국 측에서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안젤리나 졸리와 아들 매덕스 등이, 우리 측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조현동 주미대사 내외,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류진 풍산 회장, 박찬호 전 미 메이저 리그 야구 선수 부부가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건배사 및 건배 제의가 있은뒤 윤 대통령의 답사가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님과 바이든 박사님, 그리고 한미동맹을 지지하는 귀빈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성대한 만찬장에 함께하시는 여러분이야말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동맹이라 평가받는 한미동맹의 든든한 주주이자 후원자이십니다.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을 지탱해온 분들의 존경받는 희생과 행동이 모여 우리의 동맹은 미래를 향해 함께 행동하는 강력한 동맹이 됐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태동한 한미동맹의 씨앗은 지난 70년간 충실하게 자라나 이제 울창한 숲을 이루었습니다. 한국이 이뤄온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역동적인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항상 한미동맹이 있었습니다.
오늘 바이든 대통령님과 저는 한미동맹 7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미래 협력 방안에 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와 협력 의지가 강철같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한미 양국의 미래세대는 또 다른 70년을 이어갈 한미동맹으로부터 무한한 혜택을 받을 것입니다. 앞으로 한미동맹은 현재의 복합 위기에 대응해서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수행할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맞이하는 동맹의 미래는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과 같은 핵심 가치에 단단하게 터를 잡을 것입니다.
한미동맹은 양국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해서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를 함께해 주신 여러분이 바로 그러한 동맹을 만들어낸 장본인들이십니다. 우정은 네잎클로버와 같아서 찾기는 어렵지만 일단 갖게 되면 그것은 행운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한미동맹이라는 네잎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로운 뿌리를 뻗어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기 바랍니다. 미래로 힘차게 전진하는 한미동맹을 위하여 건배를 제의합니다. 강철같은 동맹을 위하여!”
이날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애창곡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불러 내빈들의 환호와 기립박수를 받았다.
용산 대통령실이 역사적인 2023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이후 자체 평가를 내놨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은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 11시10분부터 오후 12시32분까지 80여 분에 걸쳐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인수 회담에서는 한미동맹, 확장억제, 주요 지역문제를 다뤘고 확대회담에서는 경제안보, 글로벌 이슈, 정세에 관해서는 협의했다. 특히 양 정상은 자유세계에 대한 신념과 비전을 공유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분위기는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밝았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이어 “양 정상은 70년 동안 진화하면서 성장해 온 한미동맹이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성공한 동맹 모범사례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동맹의 새로운 비전이 선언적 약속에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 계속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확장억제와 같은 핵심 주제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오늘 정상회담 결과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정상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공동성명 서문에는 자유, 법치,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의 지향점을 담았다. 세부 항목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협력 확대 △굳건한 양국 공조 강화 등 각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진전을 위한 합의사항을 담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미 정상 공동성명과 별도로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6개의 별도 합의 문서가 채택됐다”고 전했다.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출범을 위한 공동성명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 확인에 관한 정상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이 네 가지 문건은 대통령실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체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이 ‘양자 과학기술 협력 공동성명’을,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간 ‘한미 우주탐사 협력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김 차장은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은 가치 동맹의 주춧돌 위에 5개 분야의 동맹, △안보동맹 △경제동맹 △기술동맹 △문화동맹 그리고 정보동맹의 다섯 개 기둥이 자리잡았다. 이들 다섯 개 분야의 협력이 확대되고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동맹이 잘 구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첫 번째, 안보동맹으로서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했다”면서 “양국 정상은 70년 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곳, 워싱턴의 이름을 따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한미 정상 차원에서 한미 확장억제 운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공동합의문을 최초로 채택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확장억제에 대한 양국 최고 리더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이날 워싱턴 선언에 한국형 확장억제의 실행계획을 담아냄으로써 한미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철통같은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고, 만에 하나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이 있을 경우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대북 억지 태세 확보 차원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확약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핵 관련 논의에 특화된 최초의 상설 협의체로서 핵협의그룹(NCG, Nuclear Consultative Group)을 신설했다. 앞으로 한미 안보 당국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핵과 전략무기 운용 계획을 논의하고, 한반도 유사시에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확장억제 공동 계획과 공동 실행 방안을 협의할 것이며, 그 결과를 즉시 양국 정상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미국의 핵무기 운용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 계획 메커니즘을 마련한 만큼 우리 국민들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게 용산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날인 27일 미 상·하원을 찾아 합동회의 연설을 했다. 대한민국 정상으로는 7번째이자 10년 만의 연설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50년 6.25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거의 없어질 뻔했을 때 자유세계가 달려와서 한국의 자유를 지켜주고 한국을 번영시키는 기틀을 마련해줬다고 했다. 그리고 70년이 흐른 지금 한국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 있고, 그 누구도 기대하거나 예측하지 못한 지금의 한국의 모습을 만들어 낸 현재,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법치 수호를 위해 함께 피를 나눈 혈맹으로서 앞으로도 미국과 지켜갈 가치동맹, 글로벌 동맹 그리고 정의동맹의 미래를 제시했다고 용산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날 오후 미 국방부(펜타곤)의 국가군사지휘센터(NMCC)를 찾아 북한 등 전세계 핵활동 감시태세를 점검했다. NMCC는 펜타곤의 핵심 지휘통제센터로, 유사시 미국 대통령 등을 직접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미 국방의 핵심시설이다. 윤 대통령은 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대담하고,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 방안과 인도-태평양지역 안보협력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치며 국빈 미국방문 중 워싱턴 주요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미 동부 보스턴으로 이동했다.
용산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언론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오늘(27일) 워싱턴을 떠나면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로부터 사진첩 선물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첩은 윤 대통령 부부가 미국에 도착해 양국 정상 내외간 친교의 시간을 갖고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을 함께 한 3박4일간의 여정이 담겼다. 사진첩에는 “윤 대통령님 내외분의 미국 방문은 저희에게도 진심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양국간 그리고 우리의 우정이 더욱 증진되기를 고대합니다.”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친필 메모가 동봉돼 있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방문 동안 숙소로 제공된 블레어하우스(영빈관)를 떠나며 방명록에 “정성스러운 환대에 감사합니다. 트루먼 대통령께서 70년 전 한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역사적 결단을 내리신 블레어하우스에서의 뜻깊은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블레어하우스에는 미국의 제33대 트루먼 대통령이 한때 집무실을 겸해 머물러 있었으며,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미군의 6.25전쟁 참전을 결정함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는 70년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 필자 소개 *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서비스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 국정을 주제로 전국의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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