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미래] 40~50대, 책이 꼭 필요한 시간
2023년은 '4050 책의 해'다. 중년은 사회를 이끌기에 지성과 감성의 공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40대는 책 읽기를 멈추는 시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평균 독서율은 49.9%, 50대는 35.7%에 불과하다. 미국 40대 독서율 77%, 50대 독서율 71%에 비하면 부끄러울 정도다.
독서율이 떨어지면 문해력도 떨어진다. 교육부 '성인문해능력조사'에 따르면, 공공 및 경제생활 등 복잡한 일상생활을 하기엔 미흡한 '수준 3' 이하에 해당하는 비율이 40대 8.5%에서 50대 17.2%, 60대 35.6%로 급증한다. OECD 실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를 봐도 청년세대 언어 능력은 최상위권인데, 55세 이상은 최하위권에 속한다. 슬픈 일이다.
얼마 전 '4050세대, 책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책의 해 기념 포럼이 열렸다. 발표를 맡은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40대 이후 사람은 누구나 중년기 위기를 겪는다. 인생을 돌아보면서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등을 물으면서 인생을 점검하는 시간에 들어선다. 노년을 준비하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찾아야 한다. "인생의 오후를 아침 프로그램에 따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뇌과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를 인용하면서 곽 교수는 노년에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문제를 분석하는 분석 지능,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창의 지능, 생각을 현실로 바꾸는 실용 지능을 골고루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독서는 뇌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이러한 성공 지능 발달에 결정적 도움을 준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문해력 증진의 핵심 요소인 어휘력을 증가시키고 배경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 특히 소설 읽기는 뇌의 체성감각피질 및 언어처리 영역을 강화해 분석 지능을 발달시킨다. 또한 글을 읽을 때 뇌는 직접 행동할 때와 똑같은 영역을 활성화한다. 냄새에 관한 단어를 읽으면, 냄새 관련 영역에 불이 켜지는 식이다. 창의성의 비밀은 뇌의 연결성이 증가하면서 상상력이 불어나는 것이다. 읽기는 뇌의 여러 감각 영역을 자극해 창의 지능을 강화한다.
독서는 실용 지능도 발달시킨다. 나이가 들수록 학습 지능은 감소하나, 앎을 삶에 응용하는 실용 지능은 70대까지 점차 증가한다. 독서, 특히 소설 읽기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생각을 이해하는 힘을 늘림으로써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끌어올린다. 책을 읽지 않는 중년은 장차 '꼰대'가 되고, 책을 읽는 중년은 '스승'이 된다. 명심할 일이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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