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간 1만5천쌍 무료 예식'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 별세

김용구 기자 2023. 4. 28. 17: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신예식장은 마산에서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돈을 못 버는 예식장입니다. 이곳에서 무료로 결혼한 사람들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이 일은 하늘로부터 받은 나의 임무이며 다시 태어나도 같은 일을 하고 싶어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에서 55년간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며 1만5000쌍의 결혼을 도운 고 백낙삼 옹이 생전에 남긴 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67년 마산서 개업 촬영 등 제공
공로인정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아들·부인 무료예식장 운영 이어가

“신신예식장은 마산에서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돈을 못 버는 예식장입니다. 이곳에서 무료로 결혼한 사람들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이 일은 하늘로부터 받은 나의 임무이며 다시 태어나도 같은 일을 하고 싶어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에서 55년간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며 1만5000쌍의 결혼을 도운 고 백낙삼 옹이 생전에 남긴 말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뇌출혈로 쓰러져 1년간 투병 끝에 28일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부인 최필순(83) 씨는 이날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120살까지 살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하셨다”며 “실제로도 결혼식이 끝나면 하객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를 한 시간가량 허리 숙여 치울 정도로 정정하셨는데 갑자기 쓰러지셨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네 번째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요양병원에 갔는데 상황이 많이 안 좋다 싶더니 결국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그는 방 한 칸에 가족 13명이 생활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다. 지난 1962년 1월 21일 부인 최 씨와 초가집 마당에서 백년가약을 맺었지만 1년 뒤에야 신접살림을 차렸다. 이런 아픔은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중앙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백낙삼 옹은 시청각 교육에도 관심을 가지며 사진사의 길을 걷는다. 그는 결혼 후 마산에서 5년간 일에 매진해 지금의 신신예식장이 들어선 3층 건물을 매입했다. 이들 부부는 1967년부터 본격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부부를 위해 웨딩 촬영은 물론 드레스, 메이크업, 사회, 주례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런 선행이 알려지면서 2019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2021년 LG 의인상 등을 받았다. 백낙삼 옹은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고 영화 ‘국제시장’에서 사진사 역할을 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22년 1월 14일 예식장을 찾아 이들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예식장은 아들 백남문(43) 씨가 이어 운영한다. 그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보람된 일을 많이 하라는 말씀과 함께 예식장을 이어받길 원하셨다”며 “지난해 쓰러진 뒤 그 뜻을 받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문을 닫으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서민층이 있을까 봐 걱정이었는데 아들이 있어 마음이 조금 낫다”고 전했다.

백낙삼 옹의 빈소는 마산의료원 장례식장 20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9시 30분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