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공시하듯 매매 정보 교류”... 시세 반영 빨라진 ‘부동산 시장’

백윤미 기자 2023. 4. 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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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신현대 소유주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글이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요즘 부동산 수요자들은 실거래 등록이 되기 전에 주식 시장에서 '실적 공시' 하듯 정보를 자발적으로 교류하면서 시세 흐름이 빨라진 경향이 있다"면서 "주식 시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빠르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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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 등록까지 한 달... 카톡방·커뮤니티 정보 교류↑
부동산 관련 앱 폭증... 프롭테크 시장 확대도 한 몫

“최근 압구정 신현대 ***동 51평 51억원에 거래 완료됐습니다. 직전 최고가는 한강뷰 59억인데 이번 거래는 안쪽 동이라 한강뷰와는 몇 억 차이가 있습니다.(신현대 소유주 A씨)”

지난 27일 신현대 소유주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글이다. 서울 주요 아파트의 부동산 실거래 소식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전파되는 건 사실 이날 하루 뿐만은 아니다. 주택 실거래 등록 기한이 30일로 정해져있는 특성상, 실거래와 등록이 최대 한 달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 수요자들이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직접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 대표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 반영이 이전보다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 전경. /오종찬 기자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 하락해 4주 연속 하락폭이 둔화했다. 특히 송파구(0.04%)와 서초구(0.03%), 강남구(0.02%)는 상승 전환했다. 강남 3구가 아파트값 상승으로 전환한 것은 1년여 만이다.

이 같은 상승 조짐은 연초부터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등 주요 시세 선도 단지에서 나타났다. 1만 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매매 거래량이 13건, 12월 16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27건으로 급증했다. 2월에는 50건으로 뛰었고 아직 등록이 완료되지 않은 3월은 33건을 기록했다.

송파구 문정동의 올림픽훼밀리타운의 매매 거래는 11월과 12월 각 3건에 불과했다가, 올해 1월 6건으로 늘어나더니 2월에는 17건으로 뛰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역시 지난해 11월 7건, 12월 10건에 불과했지만 1월 들어 15건, 2월 20건, 3월 24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들 단지는 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초반에는 초저가 급매 위주로 거래됐다. 급매가 소화되고 가격이 바닥을 다진 후에는 급매 시세에서 10%~20% 정도 오른 가격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같은 흐름을 볼 때 전통적으로 주식 등 타 자산 시장보다 시세 움직임이 더디다는 평을 받아 온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다소 빨라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몇 년간 상승장을 경험하며 ‘투자 열풍’을 경험한 부동산 수요자들이 현장 임장 등 ‘정보 교류’의 장(長)에 직접 나서면서 시세 반영의 시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통계부터 거주민들의 평가까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앱(어플리케이션)이 쏟아지면서 프롭테크 시장이 발전한 것도 한 몫 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급락을 거듭하다 지난 1월 초를 기점으로 반등을 시작했는데, 이 때는 서울에서 시세를 견인했던 송파구와 강동구의 대표 단지들의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점과 비슷하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요즘 부동산 수요자들은 실거래 등록이 되기 전에 주식 시장에서 ‘실적 공시’ 하듯 정보를 자발적으로 교류하면서 시세 흐름이 빨라진 경향이 있다”면서 “주식 시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빠르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자들은 지난해 금리 상승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하락했다는 사실을 인식, 거시 경제에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주식 시장보다 (부동산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비율도 훨씬 낮아 환율 등 의사 결정 시 요구되는 조건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특성도 시세 반영 속도가 빨라지게 된 이유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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