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 전 음식은? 약 복용은?...총정리해드립니다 [인터뷰]
ㅣ[인터뷰] 내과 전문의 김동준 원장
ㅣ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자체 예방할 수 있는 방법
ㅣ장청소 물약 복용 힘들면 알약으로 가능
위내시경보다 대장내시경 받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검사 전에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 여러 가지이며, 장 청소약으로 불리는 장 정결제를 복용하는 것이 힘들어서다. 여러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대장내시경을 꼭 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과 전문의 김동준 원장(연세라이프내과)에게 자세히 물어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일명 '대변 검사'로 불리는 '분변잠혈 검사'를 만 50세 이상 성인에게, 1년에 1회,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분변잠혈 검사는 대장내시경보다 쉽고 간단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김동준 원장은 "잠혈이란 잠재 혈액을 뜻하므로, 분변잠혈 검사는 대변 내 숨겨진 혈액을 찾아내는 검사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검사 방법에 대해서는 "검사 하루 전에 병원에서 제공한 용기에 물기가 없는 대변을 받아야 한다. 스틱으로 된 채변봉 끝에 대변을 찍어 묻히고, 채변봉과 키트를 밀봉한 후 24시간 이내에 병원에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잠혈 반응이 양성이라면, 구강부터 항문까지 어느 부분에서 미량의 출혈이 있음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매년 분변잠혈 검사를 받을 때의 효과에 대해 김 원장은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2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외국 연구가 있다"며 "비교적 간단한 검사임에도 대장암 사망률을 많이 낮출 수 있기에 매년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그러나 한계도 존재한다. 대장암을 초기에 발견해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적이지만, 간접적인 방식이라 출혈이 간헐적으로 일어나거나, 소량일 경우 대장암이 있어도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전단계인 용종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불완전한 분변잠혈 검사보다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 김 원장은 반복적인 혈변, 복통, 변비 등의 복부 증상이 있거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젊은층이라도 검사받는 것을 추천했다. 대장내시경을 받은 이후 불편함이 없다면, 3~5년 주기로 검사하면 된다. 다만, 검사 중 용종이 발견돼 절제술을 시행했고, 나중에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선종성 용종'이 확인됐다면, 1~2년 후에 추적검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은 사전에 여러 준비가 필요한 검사다. 특히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데, 김 원장은 "음식을 조절하지 않으면, 장 정결제를 복용하더라도 의사가 장점막을 세심하게 관찰하기 어려워, 용종을 포함한 대장 병변의 진단율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3일 전부터는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나물, 콩, 깨, 김치 등을 피해야 한다. 검사 2일 전부터는 백미, 계란, 생선, 감자, 두부 같이 부드러우면서 단백질이 풍부한 흰색 위주의 식사를 하고, 검사 전날에는 흰 죽이나 미음 등으로 간단히 식사한 후 저녁부터 금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식을 시작했다면 전 처치약인 장 청소약을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김 원장은 "장 청소약은 크게 삼투압 차이를 이용해 분변을 씻어내는 삼투성 하제, 장점막을 자극하여 대장 수축을 유도해서 강제로 배변을 일으키는 자극성 하제, 장관에서 흡수되지 않는 염류의 삼투작용을 이용하는 염류성 하제, 세 가지로 되어있다"며 "환자의 기저질환과 상태를 고려해 처방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장 청소 단계에서 복용해야 할 물약의 양과 같이 마셔야 할 물의 양이 많아 구역질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히 지금은 알약 형태의 전 처치제가 선택지에 새롭게 추가된 상황. 김 원장은 "고농도의 액체를 마시는 것보다, 알약과 맹물을 복용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기에, 환자의 기저질환 여부와 상태를 확인한 후에 괜찮다면 알약을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 당일, 병원에 도착하면 의료진에게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알려야 한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특히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의 경우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약은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 대장내시경 검사 당일에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노인의 경우 전 처치약을 복용한 후 탈수로 인한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어, 보호자와 동행하는 것을 추천했다.
김동준 원장은 요즘에는 비수면보다 수면내시경으로 검사받는 환자가 더 많다고 했다. 약 1.5m 정도 되는 내시경 기계를 입 안으로 넣는 방식이다 보니 수면 유도 진정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구역질 등의 불편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협심증이나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비수면 방식을 권하거나, 수면내시경을 하더라도 진정제 투여량을 조절해 아주 약하게 진행한다. "수면내시경으로 검사받았다면, 검사 후에 어지럼증, 졸림 등이 나타날 수 있으니 운전이나 정밀한 작업을 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대장내시경 검사 직후에는 검사할 때 장 안으로 주입된 가스로 인해 복부팽만이나 복통 등이 발생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이때는 많이 걸으면서 가스를 배출하거나, 따뜻한 물주머니를 복부에 대고 있으면 2~3시간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김동준 원장은 "용종을 제거하지 않은 경우, 검사 당일부터 일반식을 섭취할 수 있고 커피도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종을 절제했다면, 술과 담배, 자극적인 매운 음식,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장내 출혈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용종절제술 이후 1~2주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엄채화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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