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구성된 野 원내 '카운터파트너'…여야 합 맞출 수 있을까

문창석 기자 2023. 4.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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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리더십' 박광온…여야 정국은 여전히 '강대강'
朴 "사람 좋다고 걱정 안 해도 돼"…'물밑 조율' 조언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 2023.4.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박광온 의원이 28일 선출되면서 1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현재 여야의 '강 대 강' 정국이 계속 심화하는 가운데 앞으로 1년 동안 협상 상대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여야 협치를 위해 얼마나 합을 잘 맞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4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1차 투표에서 홍익표·김두관·박범계 의원을 제치고 과반수로 득표해 결선 없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박 원내대표는 이날 임기를 시작하면서 지난 7일 선출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1년 동안 호흡을 맞추게 됐다. 두 원내대표의 임기는 21대 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5월까지다.

박 원내대표는 당 안팎에서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포용력 있는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는다.

다만 현재 여야 정국은 서로에게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 지난달 야당 주도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와 이어진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큰 파열음이 났다.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선 여당이 표결을 보이콧한 가운데 야당은 간호법·의료법 등 쟁점 법안과 '쌍특검' 법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행 처리하면서 갈등이 더욱 고조됐다.

윤 원내대표도 야당과의 관계를 단호하게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원내대표 당선 인사에서 "거대 야당의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고, 의회 정치를 복원해 국민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8일 박홍근 전 원내대표에게 수고의 의미로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4.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 때문에 일각에선 온화한 성품을 가진 박 원내대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원내대표 경쟁자였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후보자 정견 발표에서 박 원내대표 등에 대해 "훌륭한 분이지만 태평성대에 집권 여당일 때 원내대표에 적합한 분"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전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투쟁력과 단호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정견 발표에서 자신이 지난 2008년 MBC 보도국장이었을 당시 통과된 미디어법에 대해 'MB 정부의 방송장악을 위한 악법'이라며 사내 반대 투쟁에 앞서다 보도국장직에서 해임당한 사례와 법제사법위원장이던 지난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끝내 검찰개혁법을 처리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제가) 너무 사람이 좋아 걱정이라는 말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저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일단 결정되면 주저하지 않는다. 확장적 통합으로 (여당을 상대해) 이기는 싸움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광온 원내대표(가운데)가 이재명 대표(왼쪽),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4.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향후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은 더욱 험난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민주당이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등을 추진하는 가운데 여당은 반대하면서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당이 표결을 거부한 채 야당 주도로 쟁점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그동안의 갈등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당장 여야의 선거제 개편 논의 과정에서 '강 대 강' 정국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거제 개편 협상의 책임자는 양당 원내대표인데, 서로에게 유리한 안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크게 대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장동 특혜개발 수사가 아직 이어지는 만큼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다면 여야 관계는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이 아닌 물밑에서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두 원내대표가) 낮에만 만나면 합의가 안 된다. 서로 밤에 만나서 사전에 쟁점에 대해 조율해야 한다"며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강하게 밀기만 하면 안 되고 줄 건 주고 양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회가 운영되도록 서로 노력하는 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른 시간 안에 여당 대표와 만나 이런 기본적인 정신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하면 민생 우선의 정치를 복원할 것인지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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