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깨달음, 유병용 사진전 “절로 절로 저절로”

김정근 기자 2023. 4.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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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견지동 조계사 / 작가 제공

사진작가 유병용이 6년 만에 초대전을 연다.

오는 5월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통해 작가는 가슴에 갈무리해 온 절 풍경 100여 점을 소개하고 절에 머물던 자신의 시간을 들려준다.

석불사 한강예불 / 작가제공

젖은 땅을 열과 정성으로 말리던 사람들, 처마 끝 풍경소리에 담긴 불자들의 꿈, 결 좋은 바람의 속삭임을 위안의 귓속말로 절절히 풀어 놓았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담은 사진이기 때문일까. 그의 사진을 마주하면 산사에 발을 딛고 있는 듯 편하다.

봉암사 / 작가제공

석불사 주지 경륜 스님은 “작가의 사진을 바라보면 한 장의 사진이 시(詩)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노래보다 더 심금을 울려준다”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유병용 작가에게 사진은 말 없는 시(詩)이며 빛의 광시곡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빛과 사람의 온기로 보듬어지는 절집을 한순간의 예술, 즉 위안의 문신인 감성 언어로 채색하는 작업을 했다.

불암사 / 작가제공

“좋은 사진은 아무도 볼 수 없었던 것을 누구라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 작가는 “절을 다니며 마주했던 여러 얘기를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봉은사 / 작가제공

인화지에 풀어놓은 그의 말들은 창포 빛 구름, 적막한 산사의 미소, 편린된 빛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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