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포문' 열자…증권사들 '무더기 하한가' 주범 신규 CFD 중단(종합)

삼성·한투 이어 신한·DB금투도 조치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5월1일부터 CFD 거래를 위한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 및 신규주문을 잠정 중단한다. 기존 비대면개설 계좌 기존 보유잔고에 대한 청산주문과 영업점 대면 계좌개설만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은 5월2일부터 CFD 서비스 신규 가입을 임시 중단한다. 재개 시점은 모두 미정이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이번 주 다수 하한가 종목 발생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고객 보호 차원에서 임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증권은 전날 오후 국내 및 해외주식 CFD 서비스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지점 계좌개설도 중단했고, 비대면 계좌 개설은 가능하나 신규 서비스 가입은 막았다. 지난 26일부터는 CFD 신규 매수와 매도를 막았다. 기존 보유잔고에 대한 청산거래만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도 5월1일부터 CFD 신규 매매를 중단한다. CFD 계좌의 매수, 매도 등 신규매매가 불가능하고, 기존 잔고를 보유한 고객의 청산매매는 가능하다. 신규매매 중단 종목은 국내외 주식 전체 종목이다.

증권사들이 관련 조치를 취한 것은 최근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CFD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문제를 막고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재발방지 차원이다.

CFD는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의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해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다. CFD는 적은 증거금으로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13곳이다. 교보증권이 2015년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 2019년까지 CFD 서비스를 도입한 증권사는 3곳에 불과했지만, 금융당국이 CFD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형 증권사가 잇달아 진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FD 거래 규모는 2월말 기준 3조5000억원으로 전년말대비 1조2000억원(52.2%) 증가한 상태다.

다만 CFD는 주가가 25%만 내려도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도가 높다. 이에 CFD는 전문투자자 요건에 해당하는 투자자만 이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021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CFD 시장에서 개인이 전체 거래대금의 97.2%(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하락장에서 투자자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도 CFD 계좌에서 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금감원은 이날 '빚투'(빚내서 투자)와 CFD 반대매매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기 위해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증권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었다. 신한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의 조치도 간담회 이후 나온 것이다.

금감원은 신용융자, 차액결제거래(CFD) 등과 관련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시장변동성 확대 등 증권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증권사들이 해당 거래의 투자위험을 충분하게 인지하고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가 레버리지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권유시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CFD 기초자산의 위험수준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차등화하는 등 증권사 스스로도 리스크확산 방지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증권사가 CFD 개인전문투자자 등록시 수수료 인하, 현금 지급 이벤트 등 과도한 고객 유치 이벤트를 시행하는 것도 최대한 지양해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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