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지키려 재내한한 '스즈메' 신카이 마코토 "500만 목전…'슬램덩크' 덕분"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한 달여 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홍보차 한국을 찾았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300만 돌파 시 재내한' 공약을 지켰다. 영화는 300만을 넘어 500만 누적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27일 서울 용산구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만났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와 함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으로 불린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2011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9.0 대지진인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사용했다. 이 외에 시코쿠, 고베, 도쿄 등 재난 피해를 본 지역을 조명한다.
영화는 지난달 8일 38일 만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꺾고 국내 개봉 일본 영화 중 흥행 1위에 올랐다. 27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498만 명으로 500만 돌파를 코앞에 뒀다. 다음 달에는 한국어 더빙판까지 관람할 수 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 300만 돌파 시 재내한하겠다고 했다"며 말문 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지금 500만을 목전에 뒀다. 어떻게 이 많은 관객이 내 작품을 봐주는지 반은 신기하고 반은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남겼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또 "'스즈메의 문단속'을 수입 배급해준 미디어캐슬에서 '너의 이름은.'을 넘기 위해 매우 노력해주셨다"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덕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서 개봉하고 대히트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봐준 와중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해 많은 관객이 선택해주지 않았나"라고 뜨거운 인기의 이유를 내다봤다.
아울러 "재해를 입고 상처 가진 소녀가 회복하는 이야기가 한국 젊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지 않았나"라고도 추측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동일본 대지진 발생 12년 뒤 만들어졌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12년 전 일어났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상처가 남아 있다. 수천 명이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피난 상태"라며 이재민들을 언급하고는 "직접적인 묘사는 너무 많이 보여주지 말자는 방침을 정했다. 해일이 마을을 덮치는 순간은 묘사하지 않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여러 가지로 작은 장치를 고민"했다. "일본 영화관엔 주의사항이 쓰여 있다. 지진 경보가 울리면서 이 영화는 지진을 그려낸다는 걸 먼저 알려드린다"는 것.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트라우마가 있는 관객이 내용을 모르고 우연히 봤다가 상처를 입을 수 있어 미리 주의를 드린다"고 부연했다.
스즈메가 사는 마을은 가공의 장소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영화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는 관객이 많다.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주민에겐 민폐가 된다"며 "지역 자체는 규슈라는 설정"이라고 소개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서사 설명이 다소 부족한 탓에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도 받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영화에 "반성점이 많이 있다"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도 설명이 부족하다고 하는 관객이 많았다. 새 영화에서는 이 말을 듣지 말아야지 생각하는데 매번 반성할 게 있다"고 말했다.
"두 시간 영화 속 얼마나 많은 설명을 넣는 게 옳을지 굉장히 고민했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모두 전달하려면 시간이 모자란다. 어떤 면에선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설명하지 않고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게 관객이 보고 스스로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즈메의 문단속'은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한국어 더빙판은 다음 달 17일 개봉한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사진 = 미디어캐슬]-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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