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 동안 1만5000쌍 결혼시킨 마산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 별세

강승우 2023. 4. 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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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마산)에서 50년 넘도록 예식장을 운영하면서 1만5000쌍의 부부를 결혼시킨 신신예식장 대표 백낙삼옹이 투병 끝에 28일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백 대표가 결혼식장을 찾는 이들의 사진도 찍고 주례도 진행해왔는데, 지난해 4월 과로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계속 치료를 받고 있었다.

백 대표의 부인 최필순(83)씨에 따르면 남편 백 대표가 처음부터 신신예식장을 운영하지는 않았다.

백 대표는 1967년 신신예식장 간판을 걸고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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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마산)에서 50년 넘도록 예식장을 운영하면서 1만5000쌍의 부부를 결혼시킨 신신예식장 대표 백낙삼옹이 투병 끝에 28일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백 대표가 결혼식장을 찾는 이들의 사진도 찍고 주례도 진행해왔는데, 지난해 4월 과로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계속 치료를 받고 있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에 있는 신신예식장. 사진=강승우 기자
그의 빈자리를 아들과 부인, 친척이 채우며 예식장을 운영해왔다.

백 대표의 부인 최필순(83)씨에 따르면 남편 백 대표가 처음부터 신신예식장을 운영하지는 않았다.

그가 학비를 벌기 위해 처음 일했던 곳은 차량 정비소였다.

대학생이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게 기특해서 정비소 사장이 백 대표에게 사진기를 선물해줬다.

이 사진기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좀처럼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서울 한강을 찾았던 그에게 한 중년 남성이 어깨를 치며 “젊은이, 나쁜 마음먹지 말고 인생 굳세게 살게나”라고 격려했다.

그 말에 흐르던 눈물을 닦고 정신을 차려보니 한강에 떠 있는 조그만 배 한 척이 보였다.

신신예식장 사훈. 사진=강승우 기자
백 대표는 그 배와 사진기를 이용하면 어떨까 고민하다 배를 빌린 뒤 손님을 태워 사진을 찍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탁월한 수완에 손님들 반응이 좋았던 것이다. 이 때 그가 빌린 배의 이름이 ‘신신호’였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무엇을 하든 ‘신신’이라는 이름을 꼭 새기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것이 신신예식장의 기원이었다.

백 대표가 처음 자신의 가게를 차린 건 사진관이었다. 지금의 신신예식장 자리인데 이 때 사진관 이름이 ‘신신사진관’이었다.

사진관 치고는 넓어 주변에서 예식장도 한번 같이 해보는 게 어떠냐고 주변에서 권유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예식장이 많이 없어 옷만 차려 입고 사진만 찍고 결혼했다고 알리는 게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백 대표는 1967년 신신예식장 간판을 걸고 운영했다.

1만5000쌍 결혼으로 화제인 경남 마산 신신예식장을 운영하는 최필순 여사가 드레스를 고르고 있다. 사진=강승우 기자
백 대표가 힘든 시절을 겪은 탓에 초기에는 사진값 6000원만 받고 예식까지 치러줬다고 했다. 당시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저렴한 결혼식 비용이었다.

그의 이런 선행이 입소문을 타면서 신신예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선행이 알려지면서 백 대표는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포장을,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2021년에는 LG 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해 1월 신신예식장을 찾아 이들 노부부를 만나 감사를 표했다.

개업 후 55년이 지난 지금 최씨는 어림잡아 1만5000쌍 정도가 신신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을 것으로 계산한다.

최씨는 지난해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신예식장의 역사를 기록한 신신사기가 있어요. 지금 3권까지 썼는데 1권과 2권은 엄청 두꺼워요. 남편이 3권을 쓰는 중에 쓰러졌다”며 “아들과 제가 신신예식장 마지막까지 함께해 신신사기를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백 대표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그를 추모하고 있다.

백 대표의 빈소는 마산의료원 장례식장 202호, 발인은 30일 오전 9시30분이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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