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은 어떻게 '野 넘버2'가 됐나···의원들이 꼽은 '3가지' 이유
"원내대표 후보가 많았던 만큼 표가 분산돼 당연히 2차 투표까지 갈 줄 알았는데 1차 투표에서 바로 당선자가 나왔다. 그만큼 많은 의원들이 확고히 지지했다는 뜻이 아니겠나."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직자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 4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 결과를 두고 한 평가다.
민주당 내 한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박 의원이 준비한 시간이 길었다"며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시고 두 번째 도전이지 않나. 1년간 준비한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 신임 원내대표는 박홍근 의원에게 석패했다. 당시에도 두 의원이 '2강 구도'라 할 만큼 상당한 표심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었고 실제 두 사람은 1·2위 결선투표까지 가서야 승부가 갈렸다.
이 중진 의원은 "말과 행동, 태도와 모습에서 신뢰가 가는 인물이란 점이 결정적"이라며 "중도층의 표가 확실히 쏠렸을 것이라 생각되고 새 원내대표의 이같은 안정감이 국민들에게도 신뢰감을 줄 수 있다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박 의원이 가진 인간적인 신뢰감이 크다"라며 "이야기를 나눠보면 합리적이고 대인관계도 부드러운 편이라 의원들과의 관계가 두루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한 켠에서는 그런 부드러움이 윤석열 정부와 맞서 싸우는데 단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던 듯한데 정견발표에서 밝혔듯이 필요한 때에는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이력도 의원들 결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전에서 사실상 유일한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로 꼽혔다. 지난 선거에 비해 계파 구도가 약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선출되자 "당의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들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을 맡았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당선한 직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친문' 인사로 평가된다. 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았었고 이낙연 대선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친이낙연계' 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다만 박 원내대표를 아는 다수 의원들은 "어느쪽이든 계파색이 짙은 편은 아니다"라며 "온건하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 지도부 체제에서 박 원내대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며 "박 원내대표를 통해 지도부가 균형감각을 갖춘다면 내년 총선에서도 당연히 유리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투톱이다. 앞으로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 나가면서 윤석열 정부가 독주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한편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선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과의 관계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고 국회 운영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 노력하는 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그게 여야는 물론 현재 정권, 국민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 시간 안에 여당 대표와 만나 이런 기본적인 정신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하면 민생 우선의 정치를 복원할 것인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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