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투자자' 영수증 나뒹구는 그 골프장 '텅'…증권사 직원도 헛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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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A실내골프연습장.
'SG증권발 셀럽 주식방 게이트'에서 투자자 모집과 수수료 편취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장소다.
24일에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금융위 요청으로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10명의 출국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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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투자자 연습장이용료)', '□□□(투자)'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A실내골프연습장. 'SG증권발 셀럽 주식방 게이트'에서 투자자 모집과 수수료 편취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장소다. 전날 금융위원회 등 금융·수사당국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안내 데스크에는 회원 관련 서류와 레슨비 명목으로 결제한 내역을 기재한 영수증 수십장이 널려 있었다. 일부 영수증에는 회원명과 함께 '투자자' 또는 '투자'라고 표기됐다. 결제금액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으로 다양했다. 이날 오전까지 단 한명의 직원도 출근하지 않았다. 유튜브용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스튜디오를 만드는 공사를 하는 인부들만 오갔다. 한 인부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며 "이곳이 이번 주가 하락 사태와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A골프연습장 운영사 대표는 프로 골퍼 B씨다. B씨는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투자자문업체 라덕연 회장과 친분이 있거나 투자자 또는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레슨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라 회장은 A골프연습장 운영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B씨는 투자자 모집책을 담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A골프연습장에서 B씨가 최근 폭락으로 손실을 입은 정황도 포착됐다. 대신증권은 주식 담보비율 부족에 따른 마진콜 요구, 반대매매 경고 등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냈다. 하이투자증권에서도 같은 사유로 B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만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투자증권 담당직원은 "담보부족이 떠서 A씨에게 지난 24일에 연락을 취했는데 받지 않았다"며 "다음 날 사업장에 찾아갔는데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A골프연습장에서 일하던 한 직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B씨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가게에 들렀는데 올 때마다 '용돈 챙기라'면서 종목을 얘기했다"며 "B씨가 지난 월요일(24일) 갑자기 센터 문을 닫는다고 했다"고 했다. 24일에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금융위 요청으로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10명의 출국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진 날이다.
A씨의 한 지인은 "B씨가 2019년부터 갑자기 명품을 사고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슈퍼카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며 "대성홀딩스, 선광 이런 종목을 추천하고 다닌 것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A골프연습장 근처에 점포를 둔 한 자영업자는 "B씨가 운영하던 골프장은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것으로 안다"며 "이용료도 다른 곳에 비해 비싸다"고 말했다.
B씨는 전날 본지와 통화에서 "나도 이번 주가폭락으로 거액의 빚을 지게 된 피해자"라며 전화를 끊었다. 같은 날 라 회장은 KBS 인터뷰에서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폭락 사태 배후라는 점은 부인했다. 라 회장은 "지금 이 일련의 하락으로 인해서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며 "언론과 금융위원회에서 그 계좌의 소유주가 실제로 누군지 자금을 추적하다 보면 매도한 세력들이 누군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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