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 외설과 예능 사이[스경연예연구소]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성+인물’ 일본편에 대한 수위 논란이 뜨겁다.
‘성+인물’은 방송인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토크쇼다. 지난 25일 공개된 6개의 에피소드에서는 일본 성인 엔터테인먼트 등을 다룬 영상이 공개됐다.
방송은 성인용품샵, 드래그 퀸과 현직 AV 배우와의 인터뷰, MC들의 호스트클럽과 자위기구 회사 방문기 등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일본 성 문화를 다루고자 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AV 배우를 다루는 과정에서 성적인 은어, 높은 수위의 질문과 답을 여과없이 송출했고, 결국 ‘외설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MC 신동엽과 성시경은 AV배우와의 인터뷰 장면에서 “어렸을 때 (성기의) 이름을 붙여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냐. 이름이 뭐였냐”라는 농담을 하는가 하면, 배우들에게 “외모가 내 스타일이었는데 함께 연기를 한 후 별로였던 적이 있냐” “숨겨진 성벽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진다.
AV배우들 역시 “빠빠빠”라는 의성어와 함께 성관계가 연상되는 손동작을 보여주거나 “나는 (상대 배우의) 눈에 닿지 않게 사정을 할 수 있다. 40분 안에 이런 섹스를 해달라고 하는 요구가 있다면 40분에 맞춰 사정을 한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그간 어떤 방송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수위 높은 내용이다.
촬영 구도 역시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AV)촬영 후에 촬영을 생각하며 자위를 한다”라는 배우의 말이 나올 때 방송은 bgm과 함께 해당 배우의 하체를 클로즈업 하며 시청자들의 상상을 유도한다. 효과음과 함께 MC들의 붉게 타오른 귀와 표정을 클로즈업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AV 배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이어진다. 방송에 출연한 AV 배우들은 역시 자신의 직업에 대해 “인간의 3대 욕구 중 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특수한 직업이다”라고 자부심을 보이는 가 하면, 수입에 대해 “사고싶은 명품은 다 살 수 있다. 연봉으로 따지면 포르쉐 한 대를 살 수 있는 정도”라고 말한다. AV 배우가 “실제로는 클린하고 전문적인 직업” “사소한 성벽을 인정해주는 자리이기에 범죄율이 줄어들게 해주는 직업” “성병에 안전하다. 확실한 검증 후 촬영이 이루어진다”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앞서 제작발표회를 통해 프로그램 자체가 장르가 되길 바랬던 방송의 의도는 통했을까. 시청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방송 공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시청자들은 “프로그램과 출연진에 크게 실망했다. 저급하고 해롭게 느껴진다” “방송에서의 음담패설이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가” “이런 프로그램이 어떻게 양지에 진출할 수 있나. 보기 괴롭다” 등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외설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MC를 맡은 신동엽의 타 프로그램 하차 요구 역시 빗발치는 상황이다.
방송에 출연한 AV배우들이 강조한 장점과 현실의 거리감도 한몫한다. 2016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나우(HRN)는 보고서를 통해 AV 촬영 과정에서 출연진들이 부상을 입거나 성폭행을 당해도 ‘동의’ ‘연기’라 여겨져 처벌로 이어지는 겨우가 거의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일본의 시민단체 PAPS(포르노 피해와 성폭력을 생각하는 모임)가 공개한 AV 프로덕션의 계약서에 따르면 AV 제작진들은 촬영이 끝난 배우의 임신이나 성병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 PAPS는 피팅모델 촬영을 지원했던 출연진을 속여 AV 배우로 데뷔시킨 사례 역시 폭로한 바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불법인 AV 산업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김도혜 교수는 본지에 “성 문화 표출에 대한 한국 사회 특유의 도덕적 엄숙주의를 지양해야 하나, 일부 성인물이 가지고 있는 성적 착취 현상을 예능의 외피로 정당화하는 추세에 대해서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예주 온라인기자 yeju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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