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도 尹 본받아야”... 일본 보수언론, 한미 정상회담 호평한 이유는

최진주 2023. 4. 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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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보수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핵우산'의 신뢰성을 확인했다"며 일제히 호평했다.

특히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 대통령을 본받는 게 어떠냐"라며 일본 정부가 북한 핵개발에 대한 위기감과 문제의식을 더 강하게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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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사설 통해 윤 대통령 사실상 '극찬'
요미우리 "미국 '핵우산' 신뢰성 확인 제고"
니혼게이자이 "핵공유 위한 첫걸음 주목"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미 워싱턴의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일본 보수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핵우산’의 신뢰성을 확인했다”며 일제히 호평했다. 특히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 대통령을 본받는 게 어떠냐”라며 일본 정부가 북한 핵개발에 대한 위기감과 문제의식을 더 강하게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보수 매체들에서 사실상 윤 대통령 극찬을 쏟아내고 있는 셈이다.

28일 요미우리신문은 ‘한미 정상회담, 핵우산의 신뢰성을 확인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미 핵협의체 창설 및 미국의 전략원자력잠수함 한국 기항 등에 대해 “미국이 ‘핵우산’으로 한국을 방어하는 조치의 신뢰성을 높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한미 핵협의체는 아시아에선 처음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갖고 있는 핵공유를 위한 첫걸음이 될지 주목된다”고 높이 평가했다.


산케이 "한미 관계 정상궤도 진입 환영"

그동안 한국에 부정적인 기사를 주로 써 왔던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마저 달라졌다. 사설을 통해 산케이는 “한미 공조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한미동맹 체결 70주년을 맞아 한미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을 환영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원자력잠수함 기항만으로 충분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면서도 “윤 정권이 행동으로 보여 준 핵 위협에 대한 위기감과 문제의식을 기시다 정권은 얼마나 갖고 있나”라고 물었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의 노력에 화답해야 한다는 촉구도 나왔다. 요미우리는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행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용기에 감사한다”고 평가한 점을 거론한 뒤, “한국 내에선 ‘일본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일본도 한국과 대화를 거듭하고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도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용기를 칭찬했다”며 “기시다 총리도 지도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일본 보수 언론, 강제동원 해결책 발표 후 논조 변화

일본 보수 매체들의 이 같은 호평은 역시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징용) 문제 양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들 언론은 “보수 성향인 이명박 대통령도 임기 말에 독도를 방문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 진정성을 의심했다. 그러다 올해 초 외교부가 공청회에서 일본 입장을 거의 수용한 강제동원 해결 방안을 공개한 후 논조가 변화했다. 요미우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뒤, 9개 면에 걸쳐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심지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도 이뤄지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후 한국에서 “너무 양보했다”는 여론이 거세지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자, 그의 대일 정책이 좌초하지 않도록 기시다 총리도 호응하라고 촉구하는 기사나 사설이 잇따랐다.

반면 진보 성향 마이니치신문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확장억제가 실제로 얼마나 강화될지는 불투명하다”며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이 여전히 핵무기 사용에 대해선 “미 대통령의 전권 사항”임을 분명히 하고 있고, 전략원자력잠수함도 평소 미국 근해에 숨어 있다가 유사시 공격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므로 한국에 굳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건 “의지의 표명에 불과하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이 매체는 또 “한미 정상이 한목소리로 북한에 대항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북한의 반발이 불가피하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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