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JB 뒷걸음질, DGB 전진…건전성은 모두 '노란불'

노명현 2023. 4. 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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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지방은행 금융지주
BNK·JB, 충당금 전입액 늘며 순이익 감소
DGB, 비이자이익·비은행 계열사 호조
NPL비율·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 우려 커져

지방은행 금융지주 1분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BNK와 JB금융은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늘리며 순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DGB금융은 비이자이익 증가와 DGB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의 회복으로 작년 1분기보다 수익성을 개선했다. 다만 3개사 모두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BNK, 아쉬운 빈대인의 첫 성적표

과거 부산은행을 이끈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취임 후 받아든 첫 지주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않을 듯하다. 

BNK금융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순이익은 256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1% 감소했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영업 축소로 인해 수수료 이익이 줄었고,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BNK금융지주 순이익 및 순이자마진/그래픽=비즈워치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작년보다 52.7% 증가한 1249억원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추가 충당금만 각 223억원, 65억원을 쌓았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BNK금융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03%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그 동안 BNK금융의 성장을 이끌었던 양 날개의 한 축이 삐끗했다. 부산은행 순이익은 1453억원으로 13.3%(이하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지만, 경남은행은 2.5% 감소한 850억원에 그쳤다.

비은행 계열사들도 힘을 못썼다. BNK캐피탈과 투자증권은 각각 43.3%, 44.6% 급감한 326억원, 19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BNK저축은행도 30% 감소한 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BNK자산운용만 37억원을 벌어들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정도다.

BNK금융 관계자는 "캐피탈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줄었고 부실자산 등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했다"며 "투자증권은 이자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즐었지만 리스크 관리를 위한 PF 영업 축소로 수수료가 줄었다"고 말했다.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BNK금융 NPL비율(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52%, 0.56%로 작년 1분기보다 각각 0.12%포인트, 0.25%포인트 상승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지속적인 부실기업 감축 노력에도 NPL 비율이 올랐고, 연체율은 비은행 계열사 연체 등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하근철 BNK금융 브랜드전략부문장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대내외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당분간 건전성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하반기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간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정책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 비이자이익·생명이 살렸다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들의 역대급 순이익 잔치에 참여하지 못했던 DGB금융은 올해 반전에 성공했다.▷관련기사: 샴페인 터트린 금융지주들 사이…끼지 못한 DGB(2월9일)

DGB금융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순이익은 16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NIM은 2.19%로 0.16%포인트 상승하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DGB금융지주 순이익 및 순이자마진/그래픽=비즈워치

주력인 대구은행이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성장 폭을 확대했다. 대구은행 1분기 순이익은 1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2.1% 늘어난 3619억원, 비이자이익은 73.8% 급증한 292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은행 대출금리 하락으로 전 분기에 비해선 9.4% 감소했지만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늘어난 숫자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대출채권매각손익 129억원 반영이 컸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선 DGB생명이 돋보였다. 이 회사 1분기 순이익은 306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8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부터 보험계약과 관련된 회계기준이 IFRS17로 개정되면서 관련 이익이 추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IFRS17 도입으로 부채와 이익 등 각종 지표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졌고,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관련 상각 이익이 매 분기 수익으로 인식될 예정이라 그룹 연간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관련기사: 새 회계기준 도입하니…보험업계 '지각변동'(4월18일)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후퇴했다. 이 회사 1분기 순이익은 140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반토막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관련 수익 급감과 PF 관련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309억원) 등을 감안하면 그나마 상품운용부문 실적 반등이 감소 폭을 줄인 것으로 회사 측은 평가하고 있다. DGB캐피탈 역시 1분기 순이익은 작년보다 19.6% 감소한 205억원에 그쳤다.

DGB금융도 1분기 110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NPL비율은 1.03%로 1년 전보다 0.47%포인트, 연체율은 0.54%포인트 오른 0.96%로 1%에 육박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하반기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대손비용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금융기관 역할에도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 NIM은 최고 찍었지만…

JB금융은 이자 수익 고공 행진을 지속했다. 다만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와 희망퇴직 실시 등으로 순이익은 감소했다. 여기에 JB금융도 건전성 지표는 다소 악화됐다.

JB금융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한 1634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성장했지만 희망퇴직 실시와 충당금 전입액 증가 영향이다.

JB금융지주 순이익 및 순이자마진/그래픽=비즈워치

NIM은 3.33%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0.33%포인트 개선됐다. 캐피탈사의 운용금리 구조적 개선과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마진율 개선이 그룹 전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JB금융, 최고 'NIM' 자랑하기 어려운 이유(2월9일)

전북은행은 다소 부진했던 반면 광주은행은 제몫을 했다. 전북은행 순이익은 1.8% 줄어든 534억원, 광주은행은 15.3% 늘어난 732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들도 동반 부진했다. JB우리캐피탈은 16.9% 줄어든 490억원, JB자산운용도 51.3% 감소한 12억원의 순이익에 머물렀다.

JB금융은 1분기 903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작년 1분기보다 2.5배 가량 증대한 규모다. 건전성 지표는 악화가 배경이다. 그룹 NPL 비율은 0.84%, 연체율은 0.88%로 작년 1분기보다 0.31%포인트, 0.36%포인트 급등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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