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멘?" 녹아내린 日리베로, 임성진과 미남 듀오 될까…사령탑은 '물음표' [SC포커스]

[제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전력에 잘생긴 선수가 있다고? 내가 이길 수 있을리가…"

한마디한마디 신중했다. 첫 프로물을 먹게 된 몽골 듀오나 한국 진출에 설레는 필리핀 배구스타와는 달랐다.

올해 나이 29세. 일본 실업배구 파나소닉에서 활약했다. 그 사이 우승도 경험했다.

이제 이가 료헤이(한국전력)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제주에서 열린 V리그 역사상 첫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그는 전체 2순위로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았다.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을 비롯한 여러 팀이 일찌감치 그를 두고 눈치싸움을 벌일 만큼, 오히려 1순위인 에디(삼성화재)나 3순위 마크 에스페호(대한항공), 4순위 바야르사이한(OK금융그룹)보다 '실질적 1순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뷰에 임한 이가는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 굉장히 뿌듯했다"면서 한국 배구에 대한 뜨거운 기대감을 표했다. 물론 기존보다 '2배'가 된다는 아시아쿼터 연봉(10만 달러, 약 1억 3300만원) 역시 그의 마음이 설레는 이유다.

적지 않은 나이에 도전하는 입장인 만큼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모든 시합에서 전력을 다하겠다", "기복없는 안정적인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겠다", "4~5년전 일본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며 단단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전력에 대해서는 "배구를 잘하는 강한 팀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설명을 건넨 사람은 이가, 이쎄이 오타케(우리카드)와 함께 '파나소닉 3총사'로 불린 이마무라 타카히코다. 아쉽게도 그는 3명의 일본 선수중 유일하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은 리우 훙민과도 같은 팀에서 뛴 경험이 있다. 이가는 옛 동료들과의 대결에 대해 "시합에 들어가면 적이다. 열심히 해서 반드시 이기겠다"면서 "끝난 뒤에는 역시 친구"라며 웃었다.

이가의 단단한 태도가 유일하게 무너진 순간이 있었다. '잘생겨서 여성팬이 많은 것 같다. 한국전력에도 임성진 등 미남 선수가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이었다. 통역이 '이케멘(훈남, 능력남)'이라 설명하자 이가는 '빵' 터졌다. 크게 웃은 그는 "내가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아닐 것"이라며 멋쩍어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바야르사이한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고민했는데, 원래 했던 생각대로 했다. '대한항공보다 앞순위만 나와라' 기도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장지원이나 이지석이 나이가 어리다보니 잘하다가도 흔들릴 때가 있다. 이가는 경험이 많은 선수라 다를 거라고 본다"면서 "타이스와 재계약을 생각중이다. 이가가 타이스를 많이 도와줄 수 있을 거다. 보셨다시피 범위도 좋고, 우리 팀에 잘 녹아든다면 잘해줄 선수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많이 배우길 바란다. 박경민(현대캐피탈)이나 정민수(KB손해보험) 등 좋은 선수가 많지만, 이가가 7개 구단 리베로 중에 가장 잘할 것"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또 "서재덕 임성진 이시몬에 이가가 더해지면 작년보다 좋은 리시브라인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일본어 통역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미남 리베로'라는 말에 "잘생겼나요?"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이내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고 하더라. 그러려면 잘해야한다. 부디 우리 팀에서 오래오래 인기를 끌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제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