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민재, 6월 A매치 못뛰나 '6월 군사훈련 예정'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27·나폴리)가 6월 A매치 출전이 불투명하다.
김민재의 에이전시 오렌지볼 관계자는 28일 "아직 관련 기관에서 구체적인 날짜를 통보하지 않아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6월 중 훈련소에 입소해야 하는 건 맞다"고 밝혔다. A매치 2연전을 위한 대표팀 소집이 12일로 예정된 가운데, 김민재가 그달 예술·체육요원으로 3주간 훈련을 받을 경우 기간이 겹칠 가능성이 높다. 6월 A매치 출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월 A매치 기간을 맞아 16일 페루, 20일 엘살바도르와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 측도 "A매치를 소화하고 입소하면 좋겠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병무청·김민재 측과 조율 중"이라며 "클린스만 감독님도 이 사안을 알고 계신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 금메달을 합작한 멤버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된다.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해당 종목에 몸을 담으면서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해야 한다. 오렌지볼 관계자는 "김민재는 지난해 6월 예술·체육요원으로 등록을 마쳤다. 등록 후 1년 안에 3주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등록하려면 신청 당시 국내에 거주해야 하는 점을 포함해 여러 조건이 있었다. 마침 발목 수술·재활로 국내에 있던 작년 6월 초 (체육요원으로) 신청했다"며 "이전 소속팀인 페네르바체가 비시즌 전지훈련을 일찍 소집하기도 해서 그때 밖에 틈이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본래 아시안게임 다음 해였던 2019년 겨울 군사훈련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그해 12월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에 입소를 미뤘다.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우승했고, 3경기 무실점에 앞장선 김민재는 대회 베스트 수비수로 뽑혔다. 이어 김민재는 숨쉴틈 없는 일정을 보냈다. 2021년 여름에는 중국 슈퍼리그를 떠나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로 무대를 옮겼다. 2022년 여름에는 나폴리로 이적하고, 카타르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올 여름에도 바쁜 일정을 예고하고 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 속 33년만의 리그 우승을 앞두고 있다. 맨유, 맨시티, 리버풀, 토트넘, 파리생제르맹, 레알 마드리드 등 그야말로 거대 클럽들이 김민재를 주시하고 있다. 올 여름을 앞두고 바이아웃이 발동되는만큼, 이적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 입장에서도 빨리 군사훈련을 해결해야,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잔류를 택하든, 이적을 하든, 프리시즌을 온전히 보낼 수 있게 돼, 다음 시즌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김민재의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며, 클린스만 감독만 입맛을 다시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9일 직접 나폴리를 넘어가 김민재를 만났다. 대한축구협회(KFA)는 SNS에 클린스만 감독, 김민재, 스트링가라 코치가 나란히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김민재는 클린스만 감독의 이번 유럽 출장의 핵심 포인트였다.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을 마친 후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한 바 있다. 당시 김민재는 "힘들다.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졌다. 축구적으로 힘들다.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표팀 은퇴설로 와전되며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이후 김민재가 SNS를 통해 해명했지만, 파장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손흥민과 불화설까지 겹쳤다. 김민재가 손흥민의 계정을 언팔했고, 이후 김민재는 다시 한번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김민재는 결국 무너졌다. 나폴리 이적 후 철옹성 같은 수비력을 보였던 김민재는 공교롭게도 그 주 나폴리 수비는 무려 4골이나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탈리아 입성 후 최악이었다. 다행히 이후 흐름을 찾으며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심리적으로 요동쳤다는 것은 한국축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가 (퇴장 징계로)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만날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김민재가 거주하는 곳 근처에서 식사를 같이했다"며 "김민재가 현재 느끼는 감정 같은 부분들을 얘기했다. 상당히 (심리적으로)많이 안정됐다. 다음 대표팀 소집을 기대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재가 지금 상상도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다. 이제 곧 스쿠데토를 들어올릴 것"이라며 "우리가 만난 게 김민재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이후)유벤투스전에서 상당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응원했다. 하지만 군사훈련으로 두번째 A매치에서 세번째 만남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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