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펜타곤 심장부’ 방문…미군 지휘부로부터 브리핑 받아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4. 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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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정상 첫 美국방부 ‘국가군사지휘센터’ 방문
‘인태 핵심파트너’ 높아진 한미동맹 위상 반영
美, 尹대통령에 범세계 美감시·대응체계 설명
확장억제 신뢰 높이고 ‘자체핵무장’ 불식 차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영국 총리 등 극소수의 핵심동맹국 정상에게만 공개했던 국방부(펜타곤)의 국가군사지휘센터(NMCC)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한국 대통령이 펜타곤의 ‘심장부’를 최초로 방문해 미군 지휘부로부터 전세계적인 감시·대응 체계를 보고받은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는 70주년을 맞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미동맹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NMCC는 세계최강인 미 군사력의 본부인 펜타곤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시설이다. 이곳은 유사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군 지휘부의 ‘판단’과 ‘결심’을 직접적으로 보좌한다.

앞서 2011년 이명박,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펜타곤을 방문했지만, MNCC가 아닌 다른 시설들을 둘러봤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은 미 합동참모의장 전용 상황실인 ‘탱크룸’에서 미 합참의장으로부터 안보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의 MNCC 방문을 허용한 것은 ‘워싱턴 선언’에 명시된 대(對) 한국 확장억제 공약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날 윤 대통령은 NMCC에서 미국의 압도적인 정보·정찰·감시 역량과 유사시 전세계에 핵무기를 비롯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대응체계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범세계적으로 핵활동 감시를 포함한 전략적 감시태세와 위기상황 대비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NMCC에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며 언급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자체 핵무장론이 끓어오르는 상황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미국이 윤 대통령을 미군의 세계전략 지휘센터로 초청해 ‘훨씬 강화된 한국형 핵우산을 믿어도 좋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내놨다는 이야기다.

이날 미국은 윤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물론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등 미국의 군사 정책·작전 1인자들이 모두 자리했다.

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폴 라캐머러 주한미군사령관 등 한국 주재 외교·국방 책임자들도 배석했다.

한국에서는 박진 외교부장관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조현동 주미대사,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신범철 국방부차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자리했다.

尹, 美국방과학 산실 DARPA 찾아 협력 강조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의장대의 양국 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윤 대통령이 NMCC에 이어 미 국방 연구개발(R&D)의 산실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방문한 것도 이례적인 행보다.

인터넷을 최초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DARPA는 국가안보 목적의 혁신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해 미국의 첨단기술 혁신을 이끌어 온 곳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윤 대통령의 DARPA 방문은 미국의 국가 과학기술 혁신의 현장을 직접 살펴보며 우리 군의 국방혁신, 과학기술 강군 육성에 필요한 지혜를 얻고, 한미 간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DARPA와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며 “우리나라는 첨단 과학기술 개발이 경제발전과 국가안보에 중차대한 요소라는 인식 하에 세계 유수의 기관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국빈방문 계기에 과학기술과 사이버안보 등 분야의 양국간 협력 방안이 핵심 의제로 제시됐기에 더욱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우주, 양자(퀀텀), 사이버안보, 디지털기술 등 첨단기술 동맹을 강화하기로 합의했고, 양국 정상은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상호 신뢰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도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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