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공포' 벗어난 분양 시장, 이제 봄바람?…"글쎄"

나원식 2023. 4. 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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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미분양 주택 7만 2104가구…11개월 만에 감소
건설사 공급 줄이고 수요도 회복…"최악은 벗어나"

국내 분양 시장이 약 1년 만에 '미분양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11개월 만에 감소하면서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초 정부 규제 완화에 더해 금리 인상 기조도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침체했던 주택 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바뀐 것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이 불황 속에서 공급을 줄인 게 미분양 주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미분양이 급증하던 흐름에서는 벗어났지만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며 급감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 수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미분양 11개월 만에 감소…서울 50% 줄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 2104가구로 전달보다 4.4%(3334가구)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 미분양 주택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국내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달 증가세가 크게 꺾인 데 이어 이달에는 되레 감소하면서 지난해의 '미분양 공포' 분위기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기사: 미분양 증가세 꺾였는데…건설사 긴장감 여전한 까닭(3월 30일)

이런 분위기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전달 2099가구에서 지난달 1084가구로 대폭(48.4%) 줄었다. 수도권 역시 같은 기간 1만 2541가구에서 1만 1034가구로 12% 줄었다. 지방의 경우 6만 2897가구에서 6만 1070가구로 2.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주택 거래량 역시 2개월째 회복세를 보이며 달라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3월 전국 주택 거래량(매매)은 총 5만 2333건으로 전월 대비 27.0%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달 3975건에서 지난달 5812건으로 46.2% 늘며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2만2722건, 지방은 2만9611건으로 각각 전월보다 31.8%, 23.6%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8650가구로 전월(8554호) 대비 1.1% 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 월별 주택 매매 거래량. /그래픽=비즈워치.

공급 줄이는 건설사…"미분양 공포에서는 벗어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올 초 분양 시장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 준 데다가 최근 금리 인상 기조도 완화하면서 그간 위축했던 매매 수요가 조금씩 회복하는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분양 공포'에서는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의 전반적인 침체 흐름이 크게 뒤바뀐 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매매 수요가 크게 늘면서 미분양 주택이 줄었다기보다는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인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3월 누적 공동주택 분양실적은 전국 2만 4214가구에 그치며 전년 동기(6만 5274가구) 대비 62.9%나 줄었다. 3월에도 전년 2만 1041가구에서 올해 1만 3269가구로 36.9% 감소했다.

전국 월 누계 주택 인허가 실적(8만 6444가구)과 착공 실적(5만 3666가구) 역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0%, 36.2% 줄었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에 더해 건설사들이 분양 자체를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건설사들이 이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분양이 조금씩 소진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다만 "기존 주택 시장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급매 위주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시장이 반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분양 시장도 당장 활성화하기보다는 지난해나 올 초보다는 다소 나아지는 정도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올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분양 시장을 지배했던 '공포'가 지나가고 이제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분양이 폭증해 건설 경기가 크게 침체하는 등의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수요가 크게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미분양 주택 규모 역시 6만~8만 가구 수준에서 늘었다 줄었다 하는 식의 횡보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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