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유형 다르지만 "정부대책만 그대로"..막막한 동탄 전세피해자들

황영민 2023. 4. 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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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간담회를 한다길래 대전에서 올라왔는데 역시나 뾰족한 해결방법은 없네요."

28일 경기도가 화성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연 전세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피해자의 말이다.

그는 "오늘 간담회는 정부에서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대책을 그대로 얘기한 것에 불과했다"며 "동탄에서 발생한 피해 유형에 맞춘 대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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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현장간담회 열었지만 실질적 해결방안 無
미추홀구와 동탄 피해유형 달라도 대책은 총론적
道 "별도 지원대책 마련에는 시간 소요"
28일 경기 화성시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열린 경기도의 전세피해자 현장간담회에서 이계삼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이 간담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경기도)

[화성=이데일리 황영민 기자]“경기도에서 간담회를 한다길래 대전에서 올라왔는데 역시나 뾰족한 해결방법은 없네요.”

28일 경기도가 화성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연 전세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피해자의 말이다.

지난해 대학원을 졸업하고 고향 대전을 떠나 첫 직장 동탄에서 구한 백모(27)씨는 동탄과 수원 일대 오피스텔 및 주택 40여 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지모씨 전세 피해자다. 지씨는 올해 2월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하면서 수십 명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백씨 역시 지난해 5월 보증금 1억3500만 원에 오피스텔을 구했지만, 지씨의 파산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해졌다.

그는 “오늘 간담회는 정부에서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대책을 그대로 얘기한 것에 불과했다”며 “동탄에서 발생한 피해 유형에 맞춘 대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른바 깡통전세 피해유형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사건의 경우 임대인이 소유 주택·오피스텔 보증금을 사업자금으로 끌어써 집이 경매로 넘어가 강제 퇴거당한 피해가 발생한 케이스다.

동탄 피해유형의 경우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이 어렵다고 임차인들에게 소유권 이전을 요구하면서 피해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향후 해당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결국 동탄 피해자들도 퇴거 조치 등을 당할 수 있지만, 조직적인 사기 범죄가 이뤄진 미추홀구 등의 사례와는 다른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은 이미 전세사기를 당해 살던 집이 경매 중이거나 강제 퇴거 위험에 처한 피해자들 구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동탄 피해자들의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유권을 이전하더라도 이 때 발생하는 취득세 및 무주택자 자격 상실 등의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계삼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또한 “동탄 피해사례는 미추홀구와 다르지만, 현 정부는 이 상황에 대한 대안을 찾지 못해 아쉽다”며 “오늘 주신 의견을 토대로 중앙정부에 제도 개선사항을 건의하기 위해 당초 설명회를 간담회로 형식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성호 법률사무소 자산 대표변호사는 “현재로서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국토교통부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동탄 피해사례에 대한 이슈를 더욱 확산시켜 정부 대응을 이끌어내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정부정책은 너무 총론적이라 지원 대상이 많이 협소하다”며 “피해유형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경기도에서도 별도 지원대책을 수립하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는 전세피해 상담건수가 급증함에 따라 현재 수원시 권선구에 임시 개소한 전세피해지원센터를 팔달구 소재 경기도 구(舊) 청사로 다음주 중 확대 이전할 계획이다. 확대된 전세피해지원센터에는 현재 제공되고 있는 법률지원 서비스가 2배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황영민 (hym8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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