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부담 느는데 사무실은 텅텅…美 상업용 부동산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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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은행과 부동산 업계 사이 줄다리기도 팽팽해지고 있다.
은행은 대출을 축소하거나 금리를 높여 리스크를 줄이려는 반면 부동산 업계는 이자 부담을 줄여 활로를 찾고자 한다.
이처럼 부동산 업계가 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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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연장 원하지만, 금융권은 재융자 난색
디폴트 위기↑…올해만 183조원 재융자 필요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빌딩인 가스컴퍼니타워와 777타워를 소유한 한 부동산 펀드는 건물에 설정된 대출금 7억5000만달러(약 1조50억원)에 대한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두 건물은 조만간 압류 혹은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부동산 회사는 이곳만이 아니다. 뉴욕 맨해튼에 빌딩 몇 개를 보유하고 있는 GFP리얼이스테이트는 대출 3000만달러(약 402억원)을 연장하기 위해 은행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자 조건 등을 두고 7개월 동안 협상을 이어갔지만 만기를 두 달 앞둔 지금도 대출을 연장하지 못했다.
이처럼 부동산 업계가 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 정책을 펴고 금리를 올리자 부동산 거래는 위축되고 기존 소유자들 이자 부담은 커졌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원격근무가 자리 잡으면서 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매매·임대 수요는 더욱 줄어들었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사무실 중 18.6%가 공실 상태다.
시장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도 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에릭 구랄 GFP리얼이스테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근무가 은행에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공포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회사 RXR의 스콧 레클러 CEO도 “은행은 위험에 더 노출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업무용 건물에 대한 대출을 내주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지금 같이 유동성이 부족한 시장에서 (대출 회수를 위해) 건물이나 대출 채권이라고 팔 수 있겠냐”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만기는 속속 다가오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회사 트립에 따르면 향후 4년간 미국 사무용 건물에 대한 재융자 수요는 5000억달러(약 668조원), 올해만 1370억달러(약 183조원)에 달한다.
재융자가 거부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자를 재조정하지 않으면 디폴트에 빠지는 부동산 회사가 나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지역은행이 약한 고리로 꼽힌다. 마누스 클랜시 트립 전무는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모든 은행을 무너뜨리진 않겠지만 문제가 있는 은행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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