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AI 반도체 대전…"초거대·생성형 AI 대중화 목표"
네이버-삼성전자,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위해 '맞손'
SKT '사피온', KT '리벨리온' 등 토종 팹리스 성과도 '눈길'
[더팩트|최문정 기자] 국내 ICT 업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오픈AI의 챗GPT를 계기로 초거대·생성형 AI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물리적인 인프라까지 확보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SK텔레콤, KT 등 국내 ICT 기업들은 AI 반도체 확보에 나섰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고, SK텔레콤은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3개사가 합작해 설립한 AI 반도체 팹리스(설계) 기업 '사피온'을 키우고 있다. KT 역시 토종 AI 반도체 팹리스 '리벨리온'과 협력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말 그대로 AI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기존 AI 연산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동원됐다. 특히 GPU가 입력된 연산을 동시에(병렬로) 처리하는 특성이 있어 짧은 시간 안에 대용량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AI 연산에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이러한 부품들은 범용성이 높은 대신 초저전력·빠른 처리 속도가 필수적인 AI 연산에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했다. 이에 따라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AI 전용 반도체 수요가 커졌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GPU로도 AI 연산을 처리할 수는 있지만, 슬리퍼를 신고 달리기를 하기 어려운 것처럼 한계점이 존재한다"며 "AI 반도체는 AI 연산에 필요한 신경망처리 등에 특화된 칩셋이기 때문에 더 적은 숫자로도 훨씬 빠르게 연산을 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전용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해왔다.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는 이미 자체 AI 반도체를 클라우드에 적용했다. 미국의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지난 2019년부터 '아테나'라는 이름의 AI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아테나는 MS가 100만 달러를 투자한 오픈AI가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도 지난해 12월 차세대 AI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력안을 발표했다. 양사는 이번 협력으로 네이버의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 등의 환경을 고려해 시스템의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만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연내 AI 반도체 출시에 나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을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도 일찍이 AI 반도체 역량을 확보해 왔다. SK텔레콤은 SK그룹사인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사피온을 설립했다. 지난 2021년 SK텔레콤에서 분사한 사피온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사피온은 2020년 첫 AI 반도체 'X220'을 출시한 이후 꾸준히 제품을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X330'은 서버용으로 제작돼 첫 제품인 X220에 비해 추론 성능이 4배 이상 향상됐다. 내년에는 자율주행 전용 반도체 X340을 출시할 전망이다.
KT는 지난해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과 협업을 발표했다. 또한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와도 손을 잡으며 'AI 풀스택' 역량을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KT는 오는 5~6월 중 그룹사 KT클라우드의 서버에 리벨리온이 설계하고 TSMC가 제작한 AI 반도체 '아톰'을 적용한다는 목표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18일 'KT 클라우드 서밋'에 참석해 "(리벨리온의 아톰은) 인텔의 전성기보다도, 애플 실리콘의 전성기 때보다도 놀랄 만큼의 성능과 전력효율을 보여줬다"며 "AI가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이 있게 쓰이려면 전력 단위 당 성능이 뛰어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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