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릉부릉' 엔진 사운드…'운전할 맛 나네'

강주희 기자 2023. 4. 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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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가상 사운드 제어 기술 'ESEV' 제네시스 G90 최초 탑재
'정숙성'에 '재미' 더해 플래그십 모델의 주행 즐거움 높여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가상 사운드 제어 기술 'ESEV'가 최초 적용된 제네시스 플래그십 모델 G90.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사람의 청각은 아주 민감해요. 짧은 시간의 소리 변화 차이도 금방 인식하거든요. 소음이나 진동이 운전자에게 문제를 줄 수 있어 이를 제어하는 능력이 자동차의 경쟁력입니다."

완성차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정숙성이다. 어떤 속도와 환경에서도 부드럽게 이어지는 승차감,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을 우선시하다보니 통상 플래그십 모델들은 주행의 즐거움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최근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고 있다. 기존 장점인 정숙성에 '재미'라는 요소까지 덧붙여 '조용하지만 즐거운 럭셔리차'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런 변화에 현대차그룹은 엔진의 진동을 활용한 사운드 제어 기술인 'ESEV'를 개발해 제네시스 플래그십 모델인 G90에 적용했다.

ESEV란 한마디로 엔진 진동 신호를 가상의 엔진 사운드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기존 액티브 엔진 사운드(ASD)는 주행 속도, 모터 토크 등을 고려해 운전자에게 최적의 소리를 제공했지만 엔진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지 않아 실제 운전자가 체감하는 주행 성능과 일치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보완한 것이 바로 ESEV다. 센서가 실시간 측정한 엔진 진동 신호로부터 가속 주행 사운드에 필요한 성분을 추출한 뒤 운전자가 체감하는 주행 성능과 일치하는 가상 사운드를 제공한다.

이 기술은 수많은 완성차업체들이 개발하고,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엔진 및 동력 시스템 신호를 기반으로 사운드를 제어하는 기술은 현대차 ESEV가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헌대자동차그룹의 ESEV 기술 개발에 참여한 (좌측 뒤부터 시계방향) 박상욱 책임연구원, 김보용 책임연구원, 배수열 책임연구원, 최영선 책임연구원, 정진솔 연구원, 이동수 책임연구원, 진재민 책임연구원, 박지홍 책임연구원, 정인수 연구위원, 이동철 책임연구원.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SEV 개발에는 현대차그룹 연구원 12명과 전동화음향진동리서치랩을 비롯한 엔진전장설계팀, 전자설계3팀 등이 뛰어들었다. 세계 최초 기술이다보니 현대차는 개발 초기인 2016년 협의체를 통해 특허망을 구축하고 내연기관차 외 동력계 시스템 신호를 이용한 사운드 제어의 지적재산권까지 확보했다. 그 결과 국내외에서 37개 특허 출원을 끝냈다.

ESEV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소음과 진동 제어 능력이 자동차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연구원들은 운전자가 체감하는 주행 상황과 실제 느끼는 소리 사이의 시간 지연에 따른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집중했다. 다음은 ESEV 개발 연구위원들과 일문일답.

문)ESEV 개발 배경은?
답)ASD는 가속, 변속 등 운전자가 체감하는 주행 성능과 일치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를 개발한 것이 ESEV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주행 성능은 연소에 의한 엔진의 동력 응답 특성에 결정된다. ESEV는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물리적 엔진의 진동을 활용하는 독창적인 사운드 제어 기술이다. 가상의 사운드를 통해 스포티한 운전 경험을 제공한다. (정인수 연구위원)

문)ASD와 비교했을때 기술적 차이가 있나?
답)엔진 진동이라는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주행 사운드를 구현한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엔진 진동 신호에는 엔진의 동력 응답 특성 정보가 있는데 넓은 주파수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중 특정 주파수 영역대 진동 신호는 스포츠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엔진 사운드 성분이 포함된 것을 파악했다. 이를 활용하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운드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동철 책임연구원)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 그룹의 ESEV 기술 개발에 참여한 (좌측부터) 최영선 인포테인먼트설계2팀 책임연구원, 이동수 엔진전장설계팀 책임연구원, 박상욱 전자설계3팀 책임연구원(좌측부터).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문)ESEV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뭐였나?
답)내구성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아무리 좋은 기능이라도 내구성이 뒷받침이 되어야한다. 차량 앞쪽에 위치한 엔진에서 실내 오디오 제어기까지 진동 신호를 안정적으로 송신하기 위한 통신 방법 채택과 와이어링 배치도 중요했다.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논의를 거친 결과 내구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진재민 책임 연구원)

문)ESEV를 G90에 최초 적용한 이유는?
답)고급스러운 엔진 사운드를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새로운 경험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ESEV는 ASD에 비해 빠른 응답성과 자연스러운 가속감이 장점이고 동시에 감성 품질도 개선했기 때문에 프리미엄 브랜드에 잘 어울리는 기술이라고 봤다. (정진솔 연구원)

문)가상 사운드 기술의 미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소리는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다. 소음 레벨 저감에만 관심 갖던 과거와 달리 사운드 기술이 주목 받는 이유다. 이는 고객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인식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운드 제어 기술이 ESEV로 발전한 만큼 내연기관이 가진 가속 성능과 일체감 있는 사운드가 운전하는 즐거움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 받길 바란다. (김보용 책임연구원)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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