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화가 배우 이어 영화제 프로그래머… 백현진 “하지 않으려니 많이 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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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51)은 규정하기 힘든 인물이다.
백현진은 "'경주'에서 꼰대 교수 연기를 한 후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 잘한다) 소문이 퍼졌다"며 "사람들이 많이 안 본 영화라 이번 기회에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 백현진'은 요즘 전성기라 할 정도로 활동이 활발하다.
백현진은 "굉장히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악당 역할을 많이 해 '빌런 끝판왕'이라 불리지만 사실 국민학교 3학년 때 주먹싸움을 하다 진 게 마지막 물리적 다툼"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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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년 사이 배우라는 정체성 생겨나
꼰대 싫어하니 악당 역할 되레 잘하는 듯"
백현진(51)은 규정하기 힘든 인물이다. 어어부밴드로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이더니 화가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2017년) 후보에 올랐다. 박찬욱, 홍상수 감독 등의 영화에 얼굴을 자주 비치더니 최근엔 드라마 주요 조연급 배우로 자리 잡았다. 문화계 여러 분야를 오가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전주국제영화제 객원 프로그래머가 됐다. 28일 오전 전북 전주시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뭔가 하지 않으려니 오히려 많이 하게 된다”며 웃었다.
백현진이 전주영화제를 위해 선정한 영화는 일곱 편이다. “관객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 세 편”으로는 스페인 감독 루이스 부뉴엘(1900~1983)의 영화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1972), ‘자유의 환상’(1974), ‘욕망의 모호한 대상’(1977)을 꼽았다. 실험적인 영상으로 상류층의 위선을 꼬집은 작품들이다. 백현진은 “20대 초중반에 보고 엄청 좋아했던 영화들”이라며 “일단 제가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나머지 네 편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들이다. 김지현 감독의 ‘뽀삐’(2002)와 장률 감독의 ‘경주’(2014), 백현진이 연출까지 겸한 영상물 ‘디 엔드’(2009)와 ‘영원한 농담’(2011)이다. 백현진은 “‘경주’에서 꼰대 교수 연기를 한 후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 잘한다) 소문이 퍼졌다”며 “사람들이 많이 안 본 영화라 이번 기회에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뽀삐’는 개가 주인공이나 제가 사실상 첫 주연을 맡은 영화인데 지금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영화”라며 의미를 뒀다. ‘디 엔드’와 ‘영원한 농담’은 상영시간이 63분인 ‘뽀삐’와 묶여 상영된다. 백현진은 “영화를 보러 오신 분이 100분 넘게 보고 가시는 게 낫지 않을까 여겼다”고 밝혔다. 그가 선정한 영화들은 모두 매진됐다. 백현진은 “홀가분하다”고 했다.
‘배우 백현진’은 요즘 전성기라 할 정도로 활동이 활발하다. 드라마 ‘모범택시’와 ‘악마판사’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2021)에 이어 ‘가우스전자’(2022)에 출연했고, 신작 ‘나쁜 엄마’가 방송 중이다. 그는 “2, 3년 열심히 연기를 해보자 생각하고 했더니 배우 정체성이 생겼다”고 했다. 백현진은 “각본을 꼼꼼히 따지진 않는다”며 “직관적으로 출연작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그는 “배우 오디션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대학을 4수 하면서 경쟁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현진은 “굉장히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악당 역할을 많이 해 ‘빌런 끝판왕’이라 불리지만 사실 국민학교 3학년 때 주먹싸움을 하다 진 게 마지막 물리적 다툼”이라며 웃었다. “제가 꼰대와 보수적인 한국 남자를 끔찍이 싫어해요. ‘적들’을 너무 잘 아니 연기를 굉장히 쉽게 하나 봐요.”
연기 활동으로 분주할 듯하나 백현진은 “청년시절보다 더 공연을 많이 한다” 고 한다. '밴드 백현진씨'의 정규 앨범 녹음을 다 끝내놓기도 했다. “고교 졸업 후 예술가로 늘 불안하게 살았어요. 지금은 불안할 게 없어요. 저는 골프도 안 하고, 부동산도 안 하고, 주식도 안 하고, 운전도 안 하고, 가상화폐도 안 하고, 벌어서 다 쓰니 잘 먹고 잘 살 수밖에요.”
전주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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