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활용한 정보에 저작권 표시"… EU, AI 규제 초안 합의

올해 말 최종 채택 및 시행 목표…"세계 첫 AI 규제 법안 마련하는 것"

/AFPBBNews=뉴스1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으로 AI 규제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의 AI 규제 법안 마련에 한 발 더 다가섰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이날 생성형 AI 규제법안 초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AI가 주목받기 시작한 2년 전부터 AI 관련 규제 법률 마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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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가 사용한 자료 저작권 모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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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안은 EU 입법 절차에 따라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의 논의를 거쳐 최종 법안으로 채택된다. 앞서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올해 안에 생성형 AI에 대한 EU 차원의 규제안을 도입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르면 연내 법안이 통과돼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유럽은 세계 최초로 AI 관련 규제 법안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초안에는 미국 AI 개발업체 오픈AI의 챗GPT 등과 같은 생성형 AI가 사용하는 자료의 저작권을 모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생성형 AI는 인터넷에 있는 방대한 규모의 자료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입력하는 명령어에 따라 글·그림·영상·음악 등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었다. 지난 1월에는 이미지 제공업체인 게티이미지가 스태빌리티 AI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하기도 했다. 스태빌리티 AI는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개방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EU 집행위원회의 AI 규제법안 초안에 따라 생성형 AI 학습 과정에서 사용된 자료의 저작권이 모두 공개되면 저작권 소유자들이 해당 생성형 AI 개발 기업에 저작권 사용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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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위험기준 4등급으로 나눠 의무 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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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초안에는 AI의 위험 기준을 △최소 위험부터 △제한적 위험 △높은 위험 △허용할 수 없는 위험 등 4단계로 나눠 차등적으로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도 담겼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허용할 수 없는 위험' 단계로 분류된 생성형 AI의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금지하는 대신 사용한 정보의 저작권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스벤야 한 유럽의회 부의장은 초안 통과에 대해 "AI를 더 규제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관점과 과잉규제가 아니냐는 좌파적 환상까지 모두 아우르며 AI에 대한 적절한 규제, 시민의 권리 보장, 그리고 경기부양과 혁신을 장려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말 오픈 AI의 '챗GPT'가 공개된 이후부터 AI 관련 규제 법안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챗GPT' 열풍에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의 연이어 생성형 AI 모델을 공개하는 등 AI 개발 경쟁이 급속도로 심화했기 때문이다.

앞서 AI 관련 전문가들과 IT업계 관계자들은 AI 관련 규제 및 규정 등이 만들어질 때까지 6개월 동안 개발을 멈추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내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AI 관련 국제 규정 마련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