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놀면 뭐하니?', 답습 벗고 새 정체성 찾을까

홍혜민 2023. 4. 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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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가 김태호 PD의 품을 떠나 박창훈 PD 체제로 변화를 알린 이후 어느덧 약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해 온 메인 PD의 교체는 '놀면 뭐하니?'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박 PD가 메인 연출을 맡은 '놀면 뭐하니?'는 지금까지도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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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훈 PD 체제 변화 이후 1년여...콘텐츠 답습 향한 비판은 여전
제주 생츄어리 조명한 힐링 노동 특집, 의미 더한 콘텐츠에 호평
'놀면 뭐하니?'는 지난 22일 방송에서 제주도에 위치한 말 보호소를 찾은 멤버들의 모습을 그렸다. MBC 제공

'놀면 뭐하니?'가 김태호 PD의 품을 떠나 박창훈 PD 체제로 변화를 알린 이후 어느덧 약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해 온 메인 PD의 교체는 '놀면 뭐하니?'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큰 궤는 이어가되, 그 안에서 집중하는 메시지나 재미의 유형은 사뭇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호평만을 낳은 것은 아니었다. 박 PD가 메인 연출을 맡은 '놀면 뭐하니?'는 지금까지도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어 왔다.

시청자들이 가장 큰 아쉬움을 표한 부분은 이미 수차례 높은 화제를 기록한 바 있는 아이템의 답습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음악예능 에피소드의 재탕이다. 합류 직후 선보인 특집에서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던 박 PD는 앞서 김태호 PD가 한 차례 히트를 기록했던 'MSG워너비' 프로젝트의 여자버전인 'WSG워너비'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당시 'WSG워너비' 프로젝트의 화제성과 시청률은 기대만큼 호성적을 기록했으나, 하나의 에피소드를 무려 4개월에 걸쳐 방송한 탓에 지루하다는 비판을 피하진 못했다.

하지만 'WSG워너비'의 화제성도 잠시, 이후 '놀면 뭐하니?'를 향한 반응은 다시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박진주 이이경까지 합류시키며 멤버들의 전열을 가다듬었지만, 이 역시 큰 효과를 내진 못했다. 오히려 멤버들이 많아졌음에도 이들 각각의 케미나 시너지를 그려내지 못한다는 혹평 속에서 박 PD의 연출, 기획력 부족에 대한 아쉬움 섞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녹록치 않은 상황 속 '놀면 뭐하니?'가 향한 곳은 다시 음악 예능이었다. 새로운 기획과 번뜩이는 아이템이 절실한 시점에 이미 일련의 시청률과 화제성이 보장된 음악 예능 카드를 꺼내든 제작진에게 비판적 여론이 집중된 것은 당연했다.

제작진 역시 이러한 여론에 부담과 책임을 느낀 것일까. 지난 22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는 그간 제작진이 걸어온 답습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제주 한 끼' 특집으로 꾸며진 지난 방송에서는 멤버들이 각각 팀을 나눠 해녀 및 곶자왈 말 보호센터 일일 노동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도축 직전 구조된 말들을 보호하고 있는 생츄어리 방문기였다.

그간 다수의 특집에서 메인 아이템보다 멤버들간의 케미 형성에 포커스를 맞춰왔던 제작진은 이번 특집에서 멤버들간의 티키타카 대신 제주 생츄어리의 모습과 사연을 담는데 집중했다. 덕분에 해당 에피소드는 부상이나 노화 등으로 경마장에서 퇴역한 말을 비롯해 각종 이유로 도축 위기에 놓인 말들의 안타까운 현실, 미비한 국내 제도 등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에피소드는 박 PD 체제의 '놀면 뭐하니?'가 그간 담아왔던 그림과는 분명 달랐다. 재미와 의미를 함께 담은 이번 편을 통해 비로소 부유하던 '놀면 뭐하니?'가 새 정체성에 한 발자국 다가간 느낌이었다. 물론 멤버 각각의 매력과 역량 활용에 대한 아쉬움이나 멤버들 간의 케미 형성 등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산재하지만 이는 분명 '놀면 뭐하니?'에게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아이템 답습의 고리를 끊고 '놀면 뭐하니?'가 자신들만의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길, 이를 위해 이번 특집에서 전한 재미와 의미가 단발성으로 끝나질 않길 응원해 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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