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美서 미소와 위트 보여준 윤대통령, 우리도 못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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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환대받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 직전 간호법 제정안을 단독 처리하고 '쌍특검(대장동 사건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행했다.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삭막하다 못해 살벌한 우리 정치 풍토를 바꾸고 대화와 협치를 모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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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환대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 회의 연설에서는 시종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43분간 연설 중 기립박수 23번을 포함해 56번의 박수가 터졌다고 한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의원들의 악수와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하는 등 매너도 일품이었다. 유창한 영어 발음은 미국 대학 출신인 이승만 초대 대통령 이후 최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BTS가 저보다 백악관을 먼저 갔지만, 여기 미국 의회에는 다행히 제가 먼저 왔다" 같은 원고에 없던 즉석 유머는 이전 대통령들에게 찾아볼 수 없었던 여유와 품격을 느끼게 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은 가장 가까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7번째이지만, 이번만큼 양국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은 처음일 것이다.
의회 연설 하루 전 백악관 국빈만찬 장면도 감동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애창곡인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내빈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힘차게 따라불렀다. 양국이 군사동맹을 넘어서 진정으로 하나 된 순간이었다. 만찬장 한편에선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유명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동물권과 입양 등 다양한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왠지 낯선 이런 광경에서 많은 우리 국민들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 강국의 일원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을 것이다.
미국에서 거듭되는 윤 대통령의 파격은 우리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지만, 한편으론 삿대질과 험구로 날을 새는 국내 정치와 겹치며 씁쓸함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 직전 간호법 제정안을 단독 처리하고 '쌍특검(대장동 사건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행했다. 간호법은 이미 의사단체가 총파업을 예고해 의료대란의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처리된 것이고, 쌍특검은 정치 일정상 내년 총선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시행된다. 두 법안 모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회 갈등과 국론분열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대통령의 외국 방문 중 극한 정쟁을 자제하는 정치권 관행도 깨졌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미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이 환영 나온 화동의 볼에 입을 맞춘 것을 두고 "미국에선 성적 학대로 간주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28일 윤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으로 피해를 보는 우리 기업을 지켜내지 못했다면서 "아낌없이 퍼주는 '글로벌 호갱(이용해 먹기 좋은 손님) 외교"라고 혹평했다. 외교정책에 대한 야당의 평가가 야박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쳐도 외국에 나가 정상 외교를 펴고 있는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 비속어를 동원하면서까지 비난을 퍼부어대는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방문국에 결례를 범하는 일이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전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제 임기 중에 현직 대통령과 회동 한번 갖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불통 정치'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간에 여야를 아울러야 할 국정 최고 책임자란 점에서 윤 대통령 또한 협치 실종의 책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한국계 의원들을 호명하면서 "민주, 공화당이 두 분씩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농담을 던져 큰 박수를 받았다. 우리 정치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윤 대통령의 이런 미소와 위트,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와 관용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삭막하다 못해 살벌한 우리 정치 풍토를 바꾸고 대화와 협치를 모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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