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고심하는 인공지능…독일까, 약일까? [인공지능 기획 2편]
[EBS 뉴스12]
인공지능 기획보도 이어갑니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대학가에서도 고민이 많은데요.
학습과 연구의 능률을 올려주는 장점도 있지만, 자칫 대필이나 표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결국 AI 환경에 맞춘, 교육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데요.
박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의 영어과 수업.
인공지능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한 학기 과제 내용입니다.
주제와 형식은 물론 활용하는 기술 모두 자유입니다.
챗GPT로 줄거리를 짜고, 인공지능으로 배경 화면부터 등장인물, 목소리까지 생성해보는 학생들.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간 역시 메타버스나 방 탈출 게임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합니다.
인터뷰: 신이현 3학년 /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챗GPT한테 "어느 퀴즈를 만들어줘" 이런 식으로 했는데 (인공지능에) 공포적인 요소를 넣어서 만들어달라고 해서 약간 이렇게 음산하고 스산한 느낌이 나게 만들었습니다."
번역이나 작문, 컴퓨터그래픽 등 부족한 부분은 인공지능에 맡기고, 학생들은 효율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획에 시간과 노력을 더 투자하는 겁니다.
인공지능과 협업 과정에서 기술을 효과적이고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수업의 목표입니다.
인터뷰: 이상민 교수 /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 인공지능을 썼을 때 어디가 모자라는지를 알게 되어서 그 모자라는 부분을 인간인 내가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그걸 다시 다른 툴들을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잘 조화가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대학가에선 걱정도 큽니다.
지난달 연세대의 한 교양수업에선 학생이 챗GPT로 작문을 대필했다는 이유로 과제물이 '0점' 처리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작용 속에 국민대와 고려대, 세종대, 이화여대는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과제와 연구 과정에 어떻게 활용했는지 밝히게 하는 등 'AI 윤리기준'까지 만들었습니다.
성균관대는 '챗GPT 누리집'을 만들어 부정행위 사례를 소개하고, 교수가 AI 탐지 프로그램을 쓸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알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준호 주임 / 성균관대 '챗GPT TF'
"(챗GPT를) 사용해라 또는 사용하지 말라고 일원화해서 안내를 드리기는 쉽지 않았고요. 개별 교수님께서 홈페이지에 대한 내용을 숙지하시고 해당 교과목에서는 어떻게 사용하실지 학생들에게 명시적으로 안내를 해달라고 (하는 취지입니다)."
대학가에선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환경에 맞춘 새로운 교육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AI가 답할 수 없는 창의적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평가와 과제를 새로 짜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정제영 교수 /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
"챗GPT가 내놓은 답변을 그대로 답으로 보고서나 과제로 제출할 수 없도록 과제를 조금 더 고민하고 학생들에게 부과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전문가들은 또 인공지능 활용과 규제를 적절히 한 우수 수업 사례를 발굴하고,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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