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신종자본증권 발행 잇따라…CS 코코본드와 뭐가 다른가
기사내용 요약
CS,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상각으로 22조원 '휴지 조각'돼
현재 '국내 보험사 발행' 신종자본증권, 상각 가능 조건 없어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크레디트스위스(CS)가 지난달 신종자본증권의 일종인 코코본드 AT1을 전액 상각하며 국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국내 보험사들의 올해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 규모가 2조원 규모에 달하는 가운데, 시장에선 국내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문제가 된 코코본드와 성격이 달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다음달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금리는 5% 중후반대로 계획 중이다. KDB생명도 다음달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5월 발행했던 2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시기가 도래해서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조달한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23일 완료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후순위채권인 탓에 금리가 높게 산정되지만 재무제표 산정 때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금융기관의 자본 적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 저금리 시기 기업들이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다. 특히 이 증권은 30년 이상의 만기로 발행되지만 통상 콜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는 시점에 조기상환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져 있어, 투자자에겐 일반 선순위채권 대비 금리가 높고 안정적인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달 CS가 UBS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160억 스위스프랑(약 22조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AT1을 전액 상각 처리 결정하며 국내 금융기관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는 최근 코코본드와 관련한 우려가 커지자 보험사가 발행하고 있는 신종자본증권은 은행권이 발행하는 '조건부(신종)자본증권'과 달리 원금 상각 조건이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코코본드(CoCo Bond·Contingent Convertible Bond)라 불리는 '조건부자본증권'은 은행의 자본 수준이 특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투자자의 동이 없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채권자에게 원금을 갚지 않고 상각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보험업계에 새 회계제도인 IFRS17이 도입되며 보험사도 7월부터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일반적인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의 10%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으로 인정하고, 코코본드는 요구자본의 15%까지 가용자본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올해부터 글로벌 보험사처럼 코코본드를 통한 자본 확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CS 사태로 당분간 코코본드 발행은 소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은 2016년 은행법 개정을 통해 코코본드 발행 근거와 절차가 마련됐고, 국내 은행들은 코코본드를 총자본의 10% 이상의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CS의 AT1상각은 이례적인 사항"이라며 "AT1의 손실 흡수 매커니즘에서 스위스은행이었던 CS와 UBS만이 AT1의 100% 영구적 손실이 가능한 조항이 존재했다"며 "다른 유럽 내 은행들은 '주식전환'과 '일시적 상각', '상각 후 환입 조건'도 존재하는 만큼 UBS나 CS를 제외한 다른 은행들의 AT1이 주식에 앞서 상각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 "코코본드 발행 잔액 비중이 높은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를 감안하면 코코본드의 발동요건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코코본드의 국내 발동(트리거) 요건는 ▲은행업감독규정 제 36조에서 정하는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취하는 경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혹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이 일정수준(5.125%)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등 총 3가지로 규정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마다 성격에 차이가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며 "교보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발행을 추진 중인 신종자본증권은 유럽 은행의 코코본드와 달리 상각 조건도 없고 건전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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